Beach Drive. I 거의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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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젠가부터 딸아이를 천사라고 부른다.

몇 시간전에 3주간의 시애틀 방문을 끝내고 핼리팍스 집에 도착했다는 딸아이의 카톡을 받았다. 내가

“수고했어. 나의 천사. 사랑해”라고 보내니

“하 하 하 Thanks mom”이라며 잠자러 들어간다고 말한다.

그렇다. 우리집의 천사는 당연 딸아이다. 자랄때 그냥 아주아주 보통아이처럼 자라났고 학교에서도 성적이 조금 상위권이었지 이름을 날리는 아이도 아니었다. 이 딸아이가 12학년때부터 알바를 시작하더니 $1의 귀중함을 알았고 그 $1을 소중히 다루었다. 딸아이는 지금도 비싼 물건을 사지 않고 가구도 적당하게 IKEA 에서 오더해서 자신이 조립해서 쓴다. 천사는 망치와 드라이버를 잘 다룰줄 알고 어릴때부터 그런것 하는것도 무척 좋아한다.

사위가 출장이 1주 이상 잡히면 먼길이지만 (시차 4시간 이고 중간에 비행기 갈아타야하기에 하루 걸린다.) 비행기를 타고 오빠네로 달려온다. 조카 지원이와 터너에게 고모노릇을하고 오빠와 올케를 돕기위함이다. 물론 아이들이 유아원에 가고나면 자신은 재택근무를 한다. 저녁이면 음식을 만들어 가족을 먹이고 주말에는 아이들 데리고 뮤지엄도가고 놀이터도 가 준다. 딸아이가 집으로 돌아가기 하루 전 밤에는 지원이는 대성통곡하며 운다.

“고모 고마 가지마… 우리집에서 같이 살어”

“고무부는 어떻하구?”

“그럼 고모부도 오라고해서 다 같이살자. 엉 엉 엉~”

이렇게 지원이는 아주 어릴대부터 고모와의 끈끈한 정을 나누며 산다. 부모에게 말 못할 속사정을 나누기에 안성맞춤인 고모가 왜 아니 좋겠는가. 나도 그런 고모가 있었다면 얼마나 행복한 유년시절을 맞이했을까 싶다.

코로나로 오빠 사업이 위기에 위기를 맞아하여 죽을 지경까지 이르렀을때 천사는 오빠에게 늘 이렇게 응원해 왔다.

“Don’t give up. I will help you.”

천사는 정말 자신의 말대로 이번에 몇 년전에 투자로 사 놓았던 집을 오빠를 돕기위해 미련도 없이 팔아서 십 만불이 넘는 돈을 송금했다고 한다. 물론 사위의 승인하에서다. 사위도 너무 고맙지 않은가. 사위는 우리 한국 사람들의 가족 끈끈함을 매우 좋아하며 자신도 그렇게 동화되어 살아가고 있다. 딸아이는 시어머니와 시누이 시동생 가족들과도 의좋게 잘 살고있다.

내가 천사에게 오빠를 위기에서 구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니까 엄마가 그렇게 가르쳤다며 어깨를 으슥할 뿐이다. 내가 아이들에게 가르쳐 준것은 이러하다. ‘형제간에 돈이 필요할 때는 꼭 도와주고, 준것 받을 생각하지마라.’

이렇게 천사는 주위 사람들에게 늘 희망을주고 행복을주며 기쁨을 주고 있다.

우리집 family reunion 계획은 다 천사가 세운다. 12월에 또 모인다. 부디 천사가 이 밤에 편히 잠자고 긴 여행에서 피로를 잘 풀기를 바라는 엄마의 마음이다. 천사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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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26도 / 무척 더운 날씨 / 낮에 수영다녀옴 / 아스 하키 선수 꼬마들 맞이할 준비에 들어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