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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들이 하키 연습을 마치고 거의 8시경에 들어왔다. 연습이 조금 길었다고 한다. 내일은 밴쿠버 나가는 날이다. 9시 패리를 타야하기 때문에 우리 집에서 7시에는 출발을 잡고 있지만 아이들이 많으니 몇 십 분은 더 지체하게 될 것이다. 수영복과 용돈 등 잘 챙기라고 코치가 여러번 말했지만 아침에 다시 일일이 다시 확인해야 된다고 말 한다.
집에서 기른 부추와 파를 잘라서 전을 만들어 놓았더니 녀석들의 코가 벌렁 거린다. 감독님의 부인이 자장밥을 한 가득 만들어 내 놓으니 덩치가 큰 아이들은 거의 두 그릇씩 가져다 먹는다.
모두다 저녁을 끝내고 어제 만들어 놓았던 작은 팝시클을 하나씩 주었다. 팝시클이 총 32개여서 2개씩도 넉넉히 돌아갈 판이었지만 코치가 하나씩만 허락해서 아이들은 아쉬움을 남기고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다. 내가 부엌에서 알록달록한 팝시클 통을 가지고 있는것을 본 한 아이가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가만히 서 있다.
“너, 하나 더 먹고 싶지?”
“네” 그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알았쪄, 기다려” 하며 나는 팝시클 하나를 통에서 빼내어 살째기 그 녀석에게 건네주며 화장실로 들어가 문 잠그고 먹으라고 귀띰해주었다. 그러던 중 다른 한 녀석이 눈치채고 내게 가까이 다가온다. 내가 “너도 먹고 싶어?” 하니까
“네” 한다.
이렇게 우리는 코치몰래 팝시클 하나씩을 주고 받으며 히히덕겨렸다.
팝시클을 다 먹은 두 녀석이 이불에 발은 넣으며 무지 행복한 모습으로 나를 쳐다본다. 내가 엄지척을 올리니 그들도 따라한다. 이어 내가 그들에게 말했다. “여기 있는동안 니 둘은 팝시클 항상 2개씩이다.”라고 말했더니 “와 와…”하며 박수를 치고 기뻐한다.
두 녀석은 비밀 지킬것을 굳게 약속하며 잠 자리로 들어갔다. ‘으 하 하 하 하’ 이렇게 팝시클 하나에도 부정이 있다. 그러니 정치 하는 놈들이 큰 돈 부정 저지르고도 남지 않을까.
나는 오늘 이 ‘팝시클 사건’을 즐거운 부정이라고 명명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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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맑음 / 24도 / 낮에 수영 다녀옴 / 자동차 바퀴는 떼워서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