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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 수영을 갔다. 주말에는 Aquifit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요즈음 토요일 낮에는 아이들과 여러가지 놀이를 하기 때문에 밤에 간다. 내가 수영장 카드를 스켄하고 문으로 막 들어가려고 하는데 직원이 “잠간”이라며 나를 부른다. 내가 돌아서서 “무슨일”이냐고 물었더니 지금 수영장 안에 정원이 넘어서 자기네가 부를때까지 밖에서 좀 기다려 달라고 한다. 내가 대충 얼마쯤 기다려야 하냐고 물으니 10분에서 15분 이라고 답한다. 나는 가볍게 “okay”라고 말하며 뒤로 물러서서 시계를 보면서 기다렸다. 나보다 앞서온 남자가 아들 둘을 데리고 역시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이렇게 기다리는동안 주말이라서 사람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꾸역꾸역 들어와서 직원으로부터 같은 소리를 듣고 자기 이름을 등록하고 여기 저기 흝어져서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은 또각또각 잘도간다. 10분 20분 30분 40분이 지났는데도 아무이름도 부르지 않는다. 모두들 서성이며 이제나 저제나 답답한 마음으로들 기다리고 있었다. 창구에 있는 두 여직원은 여유롭게 웃고 농담하며 앉아있다. 이렇게 오랫동안 사람을 들여보내지 않는것이 참으로 이상했다.
분명히 수영장 안에서 수영을 끝내고 나가는 사람들이 총총있는데도 들여보내지 않는다. 나는 뭔가 심상찮은 생각이 들어서 뒤로 가서 수영장 안을 볼 수 있는 곳으로 가 보았다. 수영장 안에 아직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있기에 이렇게 오래 기다려야 하는지 알고 싶어서다. 그런데 막상 내가 수영장 안을 들여다보고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음에 노랐다. 렛슨을 받는 줄이 있기는 하지만 내가 평소에 보아오던 그 인원수 보다 훨씬 적지 않은가.
이런~ 이럴수가~ 왜 이 많은 사람들의 금쪽같은 시간을 허비하게 만드는가.
나는 수영장 안의 인원수를 대충 알아본 후 다시 리셉션 창구로가서 목소리를 높여
“그동안 수영장 안에서 나오는 사람들이 엄청 많았는데 나오는 쪽쪽 밖에 있는 사람들을 들여보내지 않은 이유가 뭐냐? 나는 지금까지 40분 이상 기다렸다.” 며 따져 물었다.
“우리는 수영장 안에서 가드들이 연락이 와야지 들여보낸다. 우리에게는 들여보낼 권한이 없다.”
헐 헐 헐. 뭐 이런 개뼉다구 같은 소릴.
나는 다시 수영장 쪽으로 걸어갔다. 가드에게 정원이 몇명이고 지금 몇명 여유가 있냐고 물을 참이었는데 뒤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나더니 앞에 온 사람부터 들어가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내가 펄펄뛰는 소리를 듣고 그제서야 자기들끼리 교신을 한 모양이다. 내가 안에 들어가서 가드에게 정원이 몇 명이냐고 물으니 84명 이란다. “그런데 내가 지금보니 정원이 훨씬 미달인데 왜 앞 창구로 연락을 안 해줘서 밖에 사람들이 이 처럼 기다리게 했냐?” 가드에게 떠져들었다.
자기네가 이것저것 할 일이 많아서 그랬다는데 이건 분명 말도 안되는 핑게다. 깜빡하고 연락을 안 한것이 분명하지 않은가.
여기 현지 사람들은 기다리라고 하면 정말 인내를 가지고 부를때까지 얌전히 기다린다. 이것이 좋은 풍습일 때도 참 많다. 그러나 어제 만약 내가 펄펄뛰지 않았다면 밖에서 기다리던 모든 사람들은 한 시간 이상 더 기다렸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침묵하다가 손해본다.
**침묵이 때론 금이 아니다.
그러나 이런일을 딸아이한테 얘기하면 혼난다. 딸아이는 내가 펄펄 뛸때마다 늘 이렇게 말 한다. “Mom, calm d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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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11도 / 흐리고 으스스하고 춥다. 저녁에 개스 스토브를 틀고있다. / 교회 다녀오다. / 여름에 딸네 집을 방문했던 교우가 이번주 중에 한국으로 돌아가는데 함께 점심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