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언니, 다음 달이면 그이가 간지 4년이 되네요.”

“그렇구나. 세월이 참 빠르네.”

이렇게 시작된 그녀와의 전화 내용은 남편과 살아왔던 33년간의 아름다운 추억속으로 나를 끌고 들어간다.

“언니, 그이는 dishwasher에도 내 손 한 번 대지 못하게했구요. 처음 만났을때와 마지막 한 달간 병상에서의 마음이 한결같이 애뜻했어요. 정말 우리는 한 번도 다툰 기억이 없어요. 그는 언제나 내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고 조용히 기다려 주는 그른 남편이었죠. 지금은 아무것도 하기 싫어요. 누구를위해 내가 무엇을 할 때가 가장 행복했던것 같애요.”

나도 생전의 그녀 남편을 알고 있는데 정말 신사였다. 많은 지식도 뽐내지 않았으면 많은 재산도 자랑하지 않았던 그런 남자였다. 오직 아내를위한 아내의 행복만을 추구하며 살다간 멋진 남자! 세상에는 실제로 이런 남자도 존재했었다.

“언니, 지금은 훨훨 새 처럼 날라 다니고 싶어요. 그래서 한국도 가서 오래 살다 올 것이고 또 한국이 지루하면 다시 캐나다로 돌아와서 내 하고 싶은데로 살다 가면 되겠지요. 누구의 구속도 받지않고 아무 눈치도 보지 않으면서 말이죠.”

그녀는 혼자지만 지금도 행복하게 살고 있단다. 살아온 날들의 행복했던 날들을 매일 생각하면 감사가 절로 나오고 불행한 생각은 아예 머리속에 들어올 틈이 없다고 말한다. 그녀의 남편이 생각보다 좀 일찍 세상을 뜨긴 했지만 함께 살아온 그 둘만의 세월이 너무나 아름답다.

누가 일생 살면서 이 처럼 결혼 생활이 무한 행복했다고 자신있게 말 할 수 있을까? 여자가 이렇게 말 할 수 있는것은 남자의 그릇이 컸기 때문이다.

*못난놈이 아내에게 화내고, 못난놈이 여자 구타하고, 못난놈이 여자 의심하고, 못남놈이 여자 돈 쓰는것 일일이 참견하면서 기분 나쁘게 한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나는 그녀의 남편이 병원에 입원해 있을때 몇 번 가 보았는데 세상뜨기 한 달 전부터 둘은 끊임없이 다 하지 못한 얘기들로 하루하루 채워나가고 있었다. 33년동안 살면서도 사랑얘기는 더 남아있었던 애절한 부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날씨 : 눈 눈 눈 – 눈이 종일 내리다. / 수영장 다녀옴 / 특별한 일 없이 하루를 보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