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마당일 완전히 끝내는 날이었다. 잔디도 다 깍았고 잡초도 싹싹 다 잘라내어 깨끗하게 정리되었다. 마침 날씨도 무척 따뜻해서 금년 첫 냉면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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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수영장 안으로 슬금슬금 들어가는데 죠이스 할매가 나를 보더니 이렇게 말한다.

“엘리샤 왔네, 우린 방금 네 얘기를 하고 있었어.” 내가 약간 의아해하면서 죠이스에게 물었다.

“자기들 나에관해 뭔얘기 했는데?”

“응 한국 드라마 본 얘기 하면서 네가 한국 사람이라서 자연스럽게 네가 화제에 올랐지. 네가 참 좋은 사람이라고 얘기했어.”

“진짜루? 내가 좋은 사람같애?”

“당근이지. 우리 다 그렇게들 얘기해.”

“으 흐 흐 흡. 고맙네 모두들”

이렇게 수영장에서의 만남도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이 시간에 오는 할매들은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서로 위로하며 또 위로받으면서 나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수영 운동이 끝나고 나와 죠이스는 Hot Tub에 들어갔는데 말 재주 많은 죠이스는 41년 전에 헤어진 옛 남편의 사진을 보았다고 말한다.

“엘리샤 내가 며칠 전 내 딸에게 네 아빠 사진이 있으면 좀 보여 달라고 했거든”

“왜 갑자기, 자기 남편이 자기 딸 나이쯤 되는 여자와 도망쳤다면서?”

“그랬지”

“그런데, 자기 자존심도 없어? 옛 남편 사진이 보고 싶었다구? 자기 아직도 미련이 있어? (여기에서 내 목소리가 소프라노로 올라가고 있었다.)

“아니지, 걍 갑자기 궁금해서. 우린 high school sweet heart 였어.”

“알어. 지난번에 얘기 해 줬어.”

“딸아이가 아빠 사진을 내게 보여주는데 ‘헐 헐 헐’ 세상에 살은 왜 그렇게 많이져있고 주름살이 온 얼굴에 뒤덮혀있는 괴상한 할배 한 사람… 아, 이 사람을 내가 사랑했었단 말인가? 그러면서 사진을 얼른 딸한테 되돌려 주면서 이렇게 말했지”

“어떻게?”

“이 사진 너 가져. 다시는 보여주지마.”

죠이스는 이렇게 말해놓고 까르르 깔깔 웃어재킨다. 나 역시 그 사진속의 할배를 상상하면서 많이 웃었다. 내 앞에있는 죠이스(81세) 그녀보다 더 나이 많은 쭈그러진 할배의 모습은 안 봐도 그려진다.

죠이스는 내게 또 이렇게 말한다. “그래도 내 결혼생활은 아름다웠어.” 그녀의 가감없는 그 말에 나는 머리를 한데 ‘띵’ 얻어 맍은 기분이었다. 나는 그동안 내 지나온 결혼생활이 슬펐다고만 여겨왔는데 죠이스는 저렇게 큰 상처를 안고있으면서도 좋은 생각만하고 살아가고 있음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집으로 돌아와 나의 지난온 결혼생활을 다시금 생각해니 참으로 즐거운 시간이 많았음을 새삼 느끼게됐다.

이제부터는 늘 좋은것만 생각 하기다. “Joyce than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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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맑음 / 수영다녀옴 / 저녁에 교우의 방문을 받고 몇 시간 수다를 떨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