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이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는 중이다. 내가 없는 동안 화단이 더욱더 수려하겠지만 그래도 튜립이 피고 이어 다른 봄 꽃들도 몽우리가 많이들 맺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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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밴쿠버에 살고있는 아랫동서와 통화했다. 우리는 이렇게 가끔씩 편하게 긴 통화를 하곤 한다. 동서는 내가 중매해서 시동생과 결혼했기때문에 나와는 각별하다. 내가 이민오기 전에 서울에서 같은 교회에 있었고 우리는 둘 다 주일학교 반사를 했었다. 나는 그때 이미 결혼했었고 동서는 미혼이었다. 내가 모시고 있던 시댁식구들을 두고 떠나려니 정말 믿을 만한 사림이 아니면 마음편히 이민을 갈 수 없었다.
동서는 지금 밴쿠버 어느 교회에서 전도사로 일하고 있을만큼 신심이 돈독하다. 평생 독신으로 살려고 마음 먹었었다는데 내가 중간에 나서서 중매를 서서 일이 성사된 모양이다. 동서가 우리교회에서 나를 무척 좋아했던것이 그녀로하여금 우리 집안으로 결혼을 결심하게된 동기가 되기도 했다.
사실 우리 가족이 떠나오고 시동생과 동서의 고생은 또 말이 아니었다. 시부모 모시고 시집안간 시누이도 함께 살아야 했기 때문이다. 어쨌던 동서는 몇 년 고생은 했지만 우리가 이민을 주선해주어서 일찍 우리뒤를 이어 캐나다에 들어오게 됐다. 동서는 아들과 딸 하나씩 두었는데 모두 다 잘 키워서 교사로 회사원으로 자기일에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다.
동서는 오늘도 전화를 끊기전에 “형님 고마워요. 그리고 미안해요.”를 잊지 않는다. 내가
“그놈의 고마워요 소리는 이제 그만하면 안될까…? 어찌 맨날 고맙다고 하냐?”
“그래도 형님이 아니었다면 우리모두 달동네에서 살뻔 했잖아요. 아이들이 어떻게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공부했겠어요. 형님의 배려를 우리는 잊지 못해요.”
마음착한 동서는 자기 아이들에게도 이렇게 말 해 주었단다.
“너희들 나중에라도 언니 오빠(우리 아이들)에게 잘 해야한다. 큰 엄마와 큰 아버지가 돌아가시더라도 너희들은 언니 오빠들에게 은혜를 값는 마음으로 살아야한다.”
오늘도 동서는 전화를 끊기전에 작은 떨리는 목소리를 내게 말한다.
“형님, 한국 가시는데 용돈도 못드리고 죄송해요. 늘 마음 뿐이니 어쩌죠? 잘 다녀오시도록 기도로 많이 돕겠어요.”
“나는 돈 보다 기도가 더 필요해. 고마워 동서 잘자.”
동서와 나는 이처럼 친 자매 이상으로 서로를 위로하며 사랑하며 살아가고 있다. 비록 내가 옛 남편과 ‘이별’이라는 별을 달고 있지만 그 사람만 빼고 다른 모든 시댁 가족들은 나하고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이 지내고 있다.
착한 동서, 언제나 방긋 웃고, 무엇이든지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어긋남이 없이 사는 천사. 이 천사와 얘기하고나면 내 마음도 천국을 잠시 다녀온듯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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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맑음 / 15도 / Tango Hair Salon에서 머리 예쁘게 자르다. / 교우가 Royal Oak에 새로 차린 일식당에가서 점심을 먹고왔다. 교회에서 보던 얼굴 일터에서 보게되니 더욱더 반가웠다. 식당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