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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동창들을 만났다. 친했던 다섯 명 중에 두 명은 세상을 떠났고 이제 남은 사람은 나 까지 세 명이다. 친구들이 내가 머물고 있는 잠원동으로 와 주어서 뉴코어 아랫층에 있는 식당에서 식사를 한 후 이층 ‘버거킹’으로 자리를 옮겼다. ‘까르르 깔깔, 흐 흐 흐 흐, 크크크큭, 우 하하핫, 하 하 하 하… 세상의 웃음 이라는 웃음은 다 가져온 듯 하다.

손자, 손녀 얘기는 양념이고, 옛날같지 않은 젊은 이들의 거친 행동등 어른들의 설 자리가 없다고 하소연 한다. 내가 서울와서 ‘으악’소리를 두 번 냈다고 하니 친구들은 한결같이 내게 “야, 여기서 말 잘 못하다가는 얻어 맞아, 조심해야해.” “어디서든지 그져 입 꾹 다물고 살아야한다.” 등등 세상이 너무 포악 스러워 졌다며 한숨들을 신다. 이렇게 우리들의 수다 시간은 끝도 없이 이어져갔다.

“우리가 여기 너무 오래 앉아 있는 것 같애 뭘 더 사 먹어야 할 것 같애” 라며 한 친구가 얘기한다.

“여기는 괜찬아. 빈 자리도 널널하게 많은데 뭘…”

그래도 좀 미안하다면서 한 친구가 벌떡 일어나더니 얼음 들어있는 코카콜라와 감자칩을 사온다. 착한 친구들이다.

밖은 비가 많이오고 하늘도 어두워 지고 있었다.

“어머나,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한 친구가 놀라며 시계를 본다.

그러니까 식사 포함하여 만난지 여섯시간이 흘렀다. 서둘러 헤어지면서 아쉽다고 내가 떠나기 전 한 번 더 만나자고 손가락 걸고 헤어졌다.

빅토리아에 부슬부슬 내리는 비와는 완전히 다르게 우산위로 ‘우두두’ 빗 물이 떨어진다. 여고시절에 떠들더 그 수다를 다시 가져다 놓았던 여섯시간, 그것도 모자라서 더 만나고 싶은 동창들. 그져 모두들 오늘같은 모습으로 잘 견디며 살아가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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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다녀오면서 본 서울역 : 이태원 참사이후 많은 곳에서 사람들의 엉킴을 막기위해 직원들이 오는길 가는길을 안내하고 있었다. 기차가 들어 올때나 층계를 오르 내릴때도 마찬가지였다. 소 잃고라도 외양간은 고쳐야 한다. 좋은 인상을 받았다. (진작 그렇게 했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