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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마지막 전료를 가는 중이었다. 내가 머물고있는 집에서 병원까지는 약 30분 걸린다. 길을 지나가는데 헌 자동차 안에 야채 몇 가지를 파는 아저씨를 보았다. 그냥 지나치다 걷다가 되돌아가서 그 아저씨에게 말을 걸었다.
“선생님 이 곳 사진을 찍어도 될까요?”
“왜 그러느냐?”
“옛날 엄마 생각이 나서요.” 아저씨는 잠시 침묵을 지키더니 그러라고 승락한다.
나는 사진 한 장을 찍고 가던길을 걸어 가면서 엄마가 추운 겨울에도 채소 몇 개를 가마위에 올려놓고 팔던 생각이나서 울컥했다. 오늘 이 아저씨는 그래도 자동차 안에 채소들을 진열해 놓고 팔고 있으니 육체적으로 그리 힘들지 않을 것이다.
병원을 가는동안 오늘 이 아저씨의 채소를 몽땅 털어도 몇 푼이나 될까 어림짐작 해 보았다. 그 채소를 다 팔아도 순수익이 1 백불이나 되려나 싶다. 만약 내가 집근처에서 이런 아지씨를 만났다면 몽땅 다 사들였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불행하게도 그 야채들 중 단 몇 개라도 사 갈 수 없었다. 그 채소들이 다 무거운 것들이고 나는 걸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햇볕 또한 엄청 강했다.
손 발 시리며 채소를 팔던 엄마의 희생 덕분에 오늘 내가 따뜻하고 쾌적한 곳에서 생활 할 수 있음이 너무 감사하다.
“떨이요 떨이 무우 사세요. 배추 사세요.” 엄마는 남은 자식들을 먹여주고 공부시켜 주었다. 힘듦 가운데도 엄마는 당신의 삶을 서러워하거나 원망하지 않았다. 엄마는 늘 이렇게 살아오셨다.
“다, 하나님의 은혜다. 우리보다 더 불행한 사람도 이 세상에는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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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 2시 30분부터 세계 청소년 축구대회가 있었는데 이것을 끝까지 다 보느라 아침 5시 30분까지 꼼짝없이 앉아 있었다. 우리 나라가 후반에 1점 넣어서 이기기는 했지만 가슴이 조마조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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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매우 더움 / 26도 / 내일 빅토리아로 떠날 준비를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