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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에 들어가니 할매들이 모두들 내 쪽으로 눈을 돌린다. 강사는 마이크에대고 “Alicia came back”이라고 말한다.

지난주에 나를 못 본 할매들이 반갑다고 눈 인사를 한다. 운동하는 중간중간에도 가까이다가와서 “한국에서 재미있었냐”고 묻는다. 어느 할매는 한국에서도 Aquifit 운동을 했냐고 물어서 한국은 일일 패스가 없고 한달 패스만 있어서 못 했다고 말해주었다. 사실 나는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Aquifit을 가려고 마음 먹었는데 한국 수영장은 주 3회하고 월 15만원을 받는다고 한다. 나는 여러 사람들을 만나야 했기에 수영장은 가보지 못했다.

수영장에서 만나는 할매들과의 인연도 벌써 2년째가 넘었다. 사고후 일 년 만에 어설프게 한 발잘씩 물 속으로 들어왔던 내가 이제는 제법 씩씩하게 물 속으로 들어갈 수 있으니 많이 좋아진 것이다. 물 속에서도 자기 자리가 있다. 나도 내 자리가 있어서 내가 조금 늦게가도 그 자리는 다른 할매들이 비워두고 있어서 고맙다.

운동이 끝나고 나가려는데 강사가 내게 오더니 Aida가 온타리오로 이사가면서 나를 찾았다고 말해준다. Aida가? 나는 놀라서 강사에게 다시 물었다. 그렇다고 강사가 고개를 끄덕인다. “Oh, no” Aida는 꼬마 여아 3살 반짜리인데 나와 친해서 수영장에 오면 멀리서도 내 이름을 부르곤 했다. Aida는 아빠와 함께 왔는데 그녀의 아빠는 Aida를 번쩍 들어올려 물속에 던지곤해서 내가 가슴을 졸이기도 했다. 이들 부녀는 우리가 운동하는 그 시간에 자주 왔는데 이번에 온타리오쪽으로 이사를 갔다. 그들이 이사 간다는 얘기는 작년에 들어왔는데 왜 하필 내가 없는 동안에 갔을꼬? 마지막 인사도 없이 서로 헤어져서 마음이 찡하다. 귀여운 꼬마 Aida가 잘 커 주기를 마음속으로 기도 드린다.

첨벙첨벙, 휘리릭 휘휘~, 물속에서 할매들이 열심히 팔 다리를 휘저으며 운동한다. 할매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더 좋아지기 보다는 현상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의 몸 상태가 어떠하든지 할매들은 늘 긍정적 사고로 물속 운동을 다니고 있다. 거기 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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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문학’에 기고할 글을 쓰기위해 계속 서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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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맑음 / 24도 / 수영장 다녀옴 / 많이 누워서 쉬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