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 정원에 핀 해바라기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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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밤부터 어제 밤까지 비가 제법 많이왔다. 겨울에는 지겹게 느껴지던 비가 여름에는 너무나 고맙다. 비가 2개월 반 만에 내렸다고 모두들 좋아한다. 덕분에 정원에 이틀 물도 안주고 풀도 쉽게 뽑아내고 있다. 지난 주 아는분이 가져다준 봉숭아 꽃 씨앗을 젖은 땅에 여러군데 뿌렸다. 시기적으로 많이 늦기는 했지만 잎이라도 나면 그게 어디랴 싶어서 호미를 들고다니면서 햇볕 좋은곳의 땅을 설설 파고 씨앗을 넣었다. 어릴때 여름방학때 시골 이모댁에 놀러가면 사촌 언니가 내 손톱과 발톱에 늘 봉숭아꽃 물을 백반에 섞어 들여주며 놀던 생각이난다. 이처럼 봉숭아 꽃과는 많은 인연이 있기 때문에 늦게라도 봉숭아 꽃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비가 오던 어제와 오늘 오전까지는 스웨터를 입고 있었는데 오후에 해가 나면서 다시 여름 옷으로 갈아입었다. 이곳 날씨는 도시 종잡을 수가 없다. 지금 지구는 몸살을 앓고있다. 세계 곳곳에서 홍수로 물난리가 나고 산불과 지진으로 귀한 목숨들이 순식간에 사라지고있다. 딸이 살고있는 핼리팍스도 홍수로 가족 3명이 물 속으로 사라졌다가 오늘 시체를 찾았다는 뉴스가 나왔다. 정말 안타까운 소식이다.

다행스럽게도 내가 살고있는 이곳 ‘밴쿠버 섬’에는 그런 일이 아직은 생기지 않고 있지만 이곳도 섬이기 때문에 거대한 지진이 일어난다면 그 누구도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없다.

이틀동안 물을 듬뿍 마신 모든 나무와 꽃들이 새 옷을 입은듯 반짝 거리는 오후다. 닭들에게 밭에 근대와 케일을 한 묶음 잘라 주니 서로 먹겠다고 우루루 달려든다. 아침 저녁으로 한번씩 밭에나가 밭을 거닐다 들어오고있는데 아주 조금씩만 정원을 돌보고있다.

*지난달에 다녀간 하키선수 엄마가 우리집에서 너무 편하게 있었다며 이렇게 많은 선물을 보내왔다. 너무 고맙다. 나는 언제나 ‘되로주고 말로 받는다.’ 야호~ (전기로 파리잡는 파리채, 인산죽염, 김, 젓가락, 아주 좋은 고무장갑, 부엌집개, 매직마라샹궈 소스, 죽염 건빵, 인덕션 보호매트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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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현재는 햇볕이 쨍쨍… 21도 / 낮에 수영 다녀옴 / * 내일오전에는 내 몸 치료를위해 이곳에있는 중국 한의사와의 약속이 있다. 아는분의 소개로 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