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양 배가 익어서 좀 많이 땄다. 그림그리는 모델은 언제나 매끄럽고 잘 생긴 것 보다 못난이가 뽑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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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에서 Aquafit 강사들이 휴가를 가는바람에 요즈음 임시로 오는 강사들과함께 운동을 한다. 강사도 바뀌가면서 해 보니까 각자의 율동이 다르고 재치와 유머감각이 특별난 강사들도 있고해서 재미있다.
오늘은 젊은 남자 강사가 왔다. 내가 수영 다닌지 3년이 됐는데 그동안 모두 여자들이었고 남자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강사는 자기를 소개하는데 킥복싱이 자기 주 운동이라고 말한다. 그는 한 시간 내내 물속에서 우리들에게 킥복싱하는 모습의 자세로 모션을 해 주었다. 보통 강사들은 30분쯤 맨손으로 운동을 하고 그 나머지는 덤벨이나 누들을 가지고 하는데 이 남자 강사는 한 시간 내내 맨손으로만 했는데도 지루한 줄 모르고들 했다.
이 강사는 아시안계인데 킥 복서로서 당연히 체격이 단단하고 젊었으며 유머까지 곁들여 물속에 많은 할매들의 정신을 쏙~ 빼놓았다. 일 분도 쉴 틈없이 다음 동작으로 가는데 우리는 물 속에서 하니까 힘드는줄 모르지만 그는 한 10분이 지나고나니 온 몸에 땀이 흐른다. 나는 맨 앞줄에서 운동을 하기 때문이 이 강사의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는데 급기야 그의 웃 러닝셔츠도 땀이베어 몸에 달라붙는다.
그는 게의치않고 여전히 할매들을 웃기며 우리를 평지로 데리고 가면서 꽃밭과 이웃사람들과의 인사도 시키더니(그의 유모어) 점점 조금 높은 언덕으로 오르게 하며 급기야 산의 최고봉까지 올려놓고 몸을 빠르게 움직이게 한다. 우리가 죽겠다 죽겠다고 헐떡거리면 “헤 헤 헤” 하면서 다시 2단계로 내리고 다시 1단계 동네로 내려오게한다. 이렇게 우리는 물속에서 동네산책으로 시작하여 조금씩 달리기를 하고 등산까지 여러번 하면서 한 시간 내내 지루한줄 모르게 운동을 했다.
운동 중간에 어느 할매는 못참겠는지 “거~ 웃통좀 벗어봐유”라고 크게 소리를 지르니 모든 할매들이 알아듣고 까르르 깔깔 웃는다. 강사는 여전히 운동을 하면서 “오늘은 말고 다음에 당신들이 정 원한다면 벗어 보겠소”라며 응답한다.
운동이 다 끝나고 나와 몇 몇 할매들이 Hot Tub에 들어갔다. 이 강사는 깊은 물속에서 하는 다음 시간이 있어서 준비중이었다. 그의 뒷 모습을 쳐다보면서 할매들이 모두 한 마디씩 한다.
“난, 아직도 여자라구.” 하니까 다른 할매가 받아서 말한다.
“맞어, 나도 아직 살아있는 사람이라구”
“저렇게 색시한 미남을 보고 어떻게 가만히 있을소냐!”
헐 헐 헐 … 팔십을 넘긴 할매들이 아직도 섹시한 남자들을보고 헬렐레… 하니 참으로 귀엽다.
나는 저녁에 그림을 그리면서 낮의 수영장에서 이 할매들의 정경이 떠오르면서 크윽크윽 크 크 크 큭 하며 자꾸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 할매들 젊은 남자 강사 생각에 오늘 밤 잠도 못 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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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ggy’s Cove, Nova Scotia (첫 머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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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21도 / 비가 조금오고 흐림 / 수영장 다녀옴 / 그림 그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