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과 함께 저녁을 먹다 : 된장찌개, 계란찜, 엘리샤표 김치, 불고기, 연어구이, wild rice, quinoa를 섞은 잡곡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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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은 지금 잠 자러 올라갔다.

오늘 온 손님은 일년에 두어번 나를 찾아와서 하루 내지 이틀 놀다간다. 그녀는 우리집을 찾아올때 늘 친정 엄마를 만나고 가는 듯 온다고 한다. 그녀가 내게 이메일을 보낸것은 약 8년 전 일이다. 인생의 가장 큰 어려움을 당한 그녀가 감당할 길이 없어서 방황 하던 중 우연히 내 ‘아일랜드 이야기’를 읽게 됐다고 한다. 그때가 아마도 아일랜드 이야기가 횟수로는 1천 여회를 조금 넘겼을 즈음이었을 것이다. 그녀가 무엇에 홀린듯 밤새도록 내 글을 다 읽고 마침내 내린 결론은 바로 이것이었다.

‘이 곳을 찾아가 봐야겠다. 아니 이 사람을 만나봐야겠다.’는 결심으로 내게 연락 한 것이다. 나는 흔쾌히 그녀의 방문을 허락했고 곧 바로 그녀가 달려왔다. 나와의 대면 첫 날 그녀가 그냥 많이 울던 기억이 난다. 우리는 이렇게 인연이되었고 세월이 물 흐르듯 흘러갔다.

아침에 그녀의 카톡이 뜨는데 “10시 패리로 갑니다. 랄랄랄~~”

우와, 나도 신바람이나서 어서 달려오라고 Okay 사인을 보냈다.

두손 무겁게 선물을 들고 들어오는 그녀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하다. 고운 눈망울, 초롱초롱한 영혼을 지닌 그녀는 마당에 나가서 배도 한 광주리 따오고 재잘재잘 얘기도 잘 한다. 저녁을 끝내고 다과를 나누며 나와 하숙샘과 그녀 셋이서 현재 한국의 돌아가는 답답한 한국 정국의 얘기들로 화제가 이어졌다. 모두가 다 그러하든 이야기는 여러 갈래로 갈라지다가 현 한국 역사학자들이 한국의 역사를 바로 전하지 못하는 것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일제시대에 일본 역사학자들이 한국에 들어와 우리 나라의 역사를 말살하기위해 오래된 역사 책들을 다 거둬들여 감추면서 일본의 역사가 한국보다 더 앞섰다는 것을 알리기위해 거짓 역사를 꾸민 얘기들. 또한 그들로부터 엉터리 역사를 배운 고 이병도이하 친일 사학자들이 해방후에도 그들의 논리를 추종하고 있는 일 등을 한탄했다. 무엇 보다도 현재 한국의 역사는 이들에의해 왜곡된 것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으니 정말 답답하다. 더우기 역사 시간도 없어졌다니 우리 자라나는 아이들은 앞으로 우리 나라의 바른 역사를 어떻게 알 것 인지? 우리집 하숙샘도 시간만 나면 늘 이런 잘못된 일들을 지적해 왔는데 오늘 방문한 손님도 여기에 할 말이 너무 많아서 똑 같은 심정으로 대화를 나누었다.

손님으로온 그녀는 이제 정말 명랑해졌고 언제 그렇게 많이 울었던 사람인가 싶을 정도로 밝아졌다. 내일아침 그녀를 위한 아침상 준비를 다 해놓고 나는 잠자리로 이동한다. 샬롬

세월이 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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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18도 / 맑음 / 낮에 수정장 다녀옴 / 손념 맞이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