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2시 이민생활 상담을 올 그녀를위해 집 청소를하고 간식을 만들기에 바빴다. 작년 12월에 잠깐 얼굴을 보았지만 만나기 전까지는 그녀의 얼굴을 그려낼 수가 없었다. ‘딩동’하고 들어오는 그녀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키가크고 씩씩한 모습이다.

“저~ 디쉬워쉬 사용하시나요?”

“그럼요”

그녀는 커다란 디쉬워쉬 비누 박스를 내게 선물로 건네주었다. 함께 커피를 마시고 갓 구워낸 붕어빵과 호박 찹쌀떡을 먹으면서 그녀는 말을 쏟아낸다.

그녀는 한국에 계신 부모님을 모셔오고 싶은데 부모님들의 생각과 자기의 생각이 달라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자문을 구해왔다.  그녀의 말을 들어보니 부모님들의 나이는 나보다 훨씬 어린데 고정관념을 깨지 못하는 그것 때문에 딸로써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현재 가지고있는 모든것을 좀 손해보더라도 정리해서 휙~~ 딸 곁으로 날라오면 되겠는데 선듯 그렇게 못한단다.

그도 그럴것이 나이좀 든 사람들의 세대는 워낙 삶이 힘들었기에 그것을 쉽게 포기못한다. 우리세대의 노인들은 아끼다가 가진것 다 쓰지 못하고 죽는다. 자신이 쓰지 못하는것도 억울한데 자기가 죽을것을 생각안하고 살다가 유언도 제대로 못해놓고 죽어 많은 재산이 정부에 세금으로 빼앗기는 경우는 흔히 볼 수 있다.

그녀는 세 자녀를 기르는 싱글맘이지만 얼마나 야무지게 잘 살아오고있는지 감탄이 절로난다. 간간이 눈물을 훔치기도 하지만 그만큼 웃기도 잘하는 싱그러운 여인이다.

“부모님이 오시게되면 바로 우리집으로 모셔오세요.”

“아, 정말요? 그러면 너무 좋겠어요.”

“물론이지요.”

집안에 걸려있는 그림들과 천정에 그려져있는 천정화를 쳐다보며 감탄한다.

“우리 아이들이 그림 그리는 것을 매우 좋아하는데 우리 아이들도 한번 데려와도 될까요?”

“물론이지요.”

요즈음 이 나이즈음의 세대들이 이렇게 말하는것을 들었다.

“우린 낀 세대예요. 위로는 부모님 세대와 어려움을 격고 아래로는 급변하는 아이들의 세대를 이해 못할때가 있거든요.”

나는 그녀가 돌아간 후 한 참 생각에 잠기면서 혼자말로 중얼거려보았다.

‘그래 맞아, 이 세대 사람들이 더 어렵겠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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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맑고 햇볕남 / 11도 / 자동차 1년 정비완료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