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그이가 생각날때마다 컴퓨터를 켜고 그의 무덤가를 맴돌아요. 아, 여기는 큰 길, 여기는 연못 그리고 이쪽으로 작은길도 있지, 이렇게 컴퓨터속에서 그의 무덤 주위를 오가며 얘기하지요.”
세상떠난 남편이 보고 싶을때 그녀는 늘 그의 무덤을 찾아 간단다. 사정상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남편의 무덤을 자주 가 볼 수 없어서 늘 컴퓨터 속에서 만난다고 한다. 그녀는 언제나 그가 생전에 좋아했던 음악을 들으면서 그에게 그동안에 일어난 얘기들을 한시간쯤 하고나면 보고싶은 마음이 조금 가라 앉는단다.
“여보, 우리 곧 만날꺼예요. 거기는 꽃도 많고 평화스럽지요? 잠시만 기다려줘요.”라며 컴퓨터 스위치를 끈다는데 그래도 이게 어디냐며 위로를 받는단다. 세상이 좋아서 집에 앉아서 남편의 무덤을 가보고 “아, 오늘은 해가났구나, 오늘은 비가 오는구나.”라며 그쪽의 일기도 접한다고 한다는 그녀는 내게 그래도 이런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엘리샤 같은 사람이 곁에 있어서 너무 행복하단다.
아플때 더 많이 시중들어주지 못했던것을 가슴아파하는 이 여인은 그래도 한 번뿐인 생애에 이처럼 좋은 친구같은 남편을 만났다는것은 큰 행운 이었다며 자랑한다. 그렇다. 부부가 그렇게 마음 맞는 사람 만나기는 쉽지않다. 내 주위에도보면 많은 부부들이 ‘찔그럭 딸그럭’ 거리면서 산다. 척척 맞는 부부는 그리 많지않다.
어느때라도 혼자 남은배우자가 ‘사이버 무덤’이라도 자주 찾아와 주기를 원한다면 상대에게 서로서로 더 잘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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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루 화병에 코스모스 2023 – 거의 완성 Oil on Canv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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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도 / 비 / 비가 종일내린다. 토요일까지는 비가온다는 예보다. / 내일은 눈 수술 일주일 만이라서 의사 만나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