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에서 만나는 로즈힙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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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뭐해?”
“응, 청소, 내일 경찰오기 때문에”
“으 하 하 하 하 나는 안다. 그 경찰”
딸의 별명은 경찰이다. 멀리 핼리팍스에서 전화하면서도 내가 딴짓하며 전화받는것을 감지하면 “Mom, what are you doing now?” 이라 하면서 마치 망원경으로 들여다 보는양 내 움직임을 곧잘 알아 맞추곤한다. 또한 실제로 딸은 RCMP가 되는것이 꿈이어서 그것에관한 공부도 다 마쳤었는데 건강상의 문제로 꿈을 못 이루었다.
딸아이가 내일 온다. 금년에는 여름에오고 두번째 오는 것이다. 크리스마스를 오빠 별장에서 스키타면서 보내야하기 때문에 나한태는 일찍 온다고 한다. 아들 가족은 그 다음날인 토요일에 온다. 손자 손녀들의 커 가는 모습은 영상으로 자주 보고있지만 직접보는것과는 영 다르다. 오이김치와 갈비양념등 음식준비는 어제부터 슬슬 해 놓았고 딸아이 좋아하는 식혜도 준비하고 있다. 손자 터너는 이달에 만 4살이고 손녀 지원이는 초등학교 4학년이니 숙녀 초입에 들어선 것이다. ‘응애’ 하고 울던 지원이가 벌써 이렇게 건강하게 컸으니 너무 감사하다.
딸아이는 내일 올텐데 뭐가 그리 할 말이 많은지 여러번 전화한다. 딸은 우리 가족 가운데 가장 마음이 따뜻한 아이다. 이 사람 저사람 편견없이 늘 응원하고 필요한 부분을 아낌없이 채워주기도 한다.
우리 가족이 캐나다에 이민올때 딸은 네 살이었다. 고된 캐나다 이민생활의 시작이었다. 한달 살아가기가 힘겨워서 나는 딸이 원하는 자전거 하나 못 사주고 해를 넘기기를 여러번 했다. 그럴때마다 “Sorry Theresa, next year”라고 말하곤 했는데 딸은 지금도 그 ‘Next Year’를 자주 말하곤 하며 둘이 웃는다.
부모의 고달프고 눈물나는 삶을 눈으로보고 직접 체험한 딸아이가 그 고난의 시간을 기억해 주는것 만으로도 엄마인 나는 너무 감사하다. 나는 딸에게 말해준다.
“그래 그래도 우리에게는 내일이 있었잖니? 참고 견디며 열심히 노력한 그 내일이 오늘이 되었어. 딸,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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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비오다가 흐리다가 햇볕 조금 남 / 어제부터 걷기로 했다. 너무 누워있으면 안된다. 30분 산책 / 눈감고 머리에 비닐쓰고 샤워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