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좀 wild 하게 터치해 본다. 머리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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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하숙샘은 발이 차다. 여름에는 상관 없지만 가을과 겨울동안은 귀리를 넣은 작은자루 (베개)를 데워서 잘때 발 밑에 두고 자면 잠이 잘 온다고한다. 이 귀리 자루는 내가 아는 분이 오래전에 교통사고를 당해서 허리 통증이 심할 때 어느 캐내디언 할머니가 알려주어서 그때부터 자기가 귀리 자루를 애용한다고 말해주었다.

사실 나도 사고이후 이 귀리 자루를 오랫동안 애용해왔는데 아주 좋다. 이 귀리 자루는 전자레인지에 3분만 데우면 밤 새도록 온기를 유지해 준다. 하숙샘이 내게 말했다.

“내가 사용하고있는 귀리자루가 오래되어서 새로 만들어야 할 것 같아요.”

“아! 그래요? 알겠어요.”

“뭐 급한것은 아니고 천천히 하나 만들어 주세요.”

아침에 하숙샘으로부터 이런 주문을 받고 마침 귀리도 있고해서 점심 식사 후 생각할 것도 없이 재봉틀을 꺼내서 뚝딱 새 귀리자루 하나를 만들어 드렸다. 하숙샘이 깜짝 놀라면서

“아니, 벌써 만들었어요? 하여간 못참아 여사네요.”

“네. 울 엄마가 생전에 늘 내게 말씀하셨어요. 일 미루어 놓지마라. 어차피 할 일이면 오늘 끝내거라.”

사실 나는 엄마의 의도하지 않았던 훈련이 몸에 베인 사람이다. 엄마는 늘 쉴세없이 일에 치여 살으셨고 그 많은 식구들 세끼 식사담당도 “아이구 내팔짜야….” 이런소리 한번없이 잘 견디며 살아오셨다.

오늘 귀리자루 하나와 겉 카버 만드는데 걸린 시간은 고작 20분이었다. 무엇이든지 시작이 반이라고 하지 않았나. 정말 그렇다. 그 20분을 그냥 집에서 들락날락하면서 보낼수도 있는데 마음잡고 일을 시작하면 끝내게 된다. 지금 하숙샘은 잠자리 준비하느라고 전자레인지에 새 귀리자루를 데우고 있는 중이다. (히 히 히 하숙샘이 새 귀리자루를 발치에 넣고 따뜻하고 행복한 잠자리 되기란다.)

*참고로 귀리는 매일 전자레인지에 데워 사용해도 몇 년은 끄떡없이 보온을 유지해주는 아주 좋은 곡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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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가랑비가 오다. / 10도 / 산책과 Hot Tub 에 들어갔다 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