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 벽에 작은 타일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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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수술 한 달째다.

약속대로 눈 수술한 안과 전문의를 만나러 갔다. 평소처럼 늘 하던 눈 검사를 하던 의사가 한참을 컴퓨터 앞에 앉아서 들여다 본다. 그러더니 “잘 회복되고 있지만 아직 내가 원하는만큼 안왔어요.”라며 다시 한 달 후에 와 보라며 약속을 잡아준다. 수술한 한쪽눈이 완전히 자리 잡아야 다른쪽 백내장 수술을 할 수 있다고한다. 당연히 그럴것이다.

지금 양쪽눈의 시력이 따로 놀기 때문에 안경을 쓸 수 없어서 멀리보는것은 불편하다. 내가 이런 얘기를 의사에게 말하니 수술한 쪽 안경 렌즈를 빼고 안경을 써보란다.

집에 돌아와 수술전까지 쓰던 안경을 가지고 코스코로갔다. 내가 한쪽눈을 수술 했다고 말하니 안경 전문가가 금방 알아듣고 “그럼 그쪽 렌즈를 빼 줄께요.”한다. 내가 그렇게 해 달라고 말하니 그녀는 빙긋 웃으며

“그러나 그 렌즈를 뺀다고해서 더 좋게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기다려요. 내가 여기 렌즈를 뺄테니까 한번 써보세요.”라 말한다. 그녀가 수술한쪽의 렌즈를 뺀 안경을 껴보니 시야가 더 엉망이다. 오… 이런… 그 녀의 말대로 아주 안좋다. 나는 다시 원래대로 안경알을 끼워넣고 집으로 돌아왔다.

나이 먹으면 모든것이 하나 둘씩 낡고 느슨해진다. 눈이라고 젊은이 같을까. 옛날 젊었을때 어른들이 백내장 수술했다느니, 눈이 침침해서 바늘귀를 못끼느니 등등의 말을 들었을때는 나와는 아무 상관없는 얘기로만 들어왔다. 인간은 나이먹으면서 이 모든것을 피해 나갈 수 없는것 같다. 몸의 고장나는 부분들 하나씩 고치고 보충하고 달래면서 살아가야한다.

젊어서는 자식 기르고 돈버느라 바빴는데 늙어서는 병원가고 돈쓰느라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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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흐리고 아주 잠깐씩 햇볕나다. / 이제 수영장 안에 들어가도 된다고해서 한달만에 수영장 다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