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홍 : Oil on Canvas 12″ x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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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즈음 컴퓨터와 이젤이 걸려있는 거실에서 매일 창 밖을 내다본다.

날씨가 춥기도 하지만 비가 오는 관계로 밖에 나가서 돌아다닐 수는 없어서 수영장을 다녀와서는 집 안에서만 지낸다.

1) 가을에 주워온 도토리를 매일 조금씩 까고있는데 그 까낸 껍질을 마당 이곳 저곳에서 거름으로 버리고 있다. 물론 껍질만 버리는것이 아니고 상처난것이나 작은 도토리는 까지않고 그냥 버린다. 다람쥐들이  어떻게 알았는지 이 도토리를 먹으려고 매일 놀러온다. 우리집에 놀러오는 다람쥐는 살이쪄 보통 다람쥐보다 두 배는 크다.  입을 오물오물 거리며 먹는 다람쥐들이 너무 귀엽다. 사진을 찍고 싶어도 어찌나 빨리 도망가는지 멀리서만 보고있다.

2) 다람쥐를 가운데두고 닭들이 자기네들 풀들을 뜯어먹거나 땅에 흝어진 곡식들을 찾느라 정신없다. 오늘은 계란을 딱 1개밖에 안 낳아주었다. 잠자리를 확인하고 내가 그녀들에게 말했다. “내일은 계란을 잘 낳아주렴. 의무를 다해야지. 먹는것은 알뜰하게 먹고선… 쯧쯧” 나는 밤에 잠자러 홰에 올라간 닭들에게 이렇게 영어로 말했다. 얘들이 캐나에서 태어났으니까 영어로 말해야 알아듣겠다 싶은데… 알아 들었으려나??

2) 낮에 마당에 내려와서 먹이를 찾는 새떼들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날아가는지 시도때도없이 다녀간다. 우루루루…휘리리 휘리리 날게짓 지으며 일열로 또는 시옷자 모양으로 움직인다. 한 마리가 내려 앉으면 떼를지어 내려오고 떠날때도 두목의 명령을 받고 다 함께 움직인다. 서열이 있는것이 분명하다.

새들은 곤충.벌레.씨앗.잔디.감로와 꽃가루, 건과류.과일및 열매. 설치류. 뱀및 작은 동물을 먹이로 한다는데 우리 마당에 는 새들이 먹을 만 한것들이 수두룩 하다.

3) 요며칠째는 날씨가 안좋지만 지난주까지 아주 따뜻했었다. 담밑에 노란 민들레가 피어서 어찌나 반가웠는지 ‘고맙다’라고 반겨주었다. 또한 장미나무에 분홍꽃 몽우리가 많이 달려있다. 곧 꽃망울을 터뜨릴 태세다.

4) 근대와 케일 그리고 수십 뿌리의 파들이 싱싱하게 자라나고있다. 이 모든것이 땅이주는 기쁨이 아닐 수 없다.

5) 지렁이와 도마뱀 출현. 이렇게 축축한 겨울철에는 지렁이 생산되는 철이기도 하다. 닭들에게 지렁이는 우리 인간의 소갈비와 마찬가지다. 지렁이 한마리 나타나면 닭들은 서로 먹으려고 머리 터지게 싸운다.

6) 안개도 내려앉고 비도 밭고랑사이를 춤추며 내려오고 햇살도 나무에 걸쳐 잠시잠시 쉬어간다.

7) 가을에 쓸어담아 밭에 뿌려진 젖은 낚엽들의 부서지는 소리가 가늘게 들린다. 이들은  우리집 과일나무에 좋은 거름으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있다.

매일 같은 풍경같지만 조금씩 다른 날들속에 나는 봄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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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흐림 / 7도 / 수영장 다녀옴 / 그림 그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