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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내린 눈이 현관문을 나서는 내 앞에 길을 막는다.

두꺼운 눈을 치우려고 눈 삽을 잡아들었다. 삽을 밀고 눈을 치우려는데 너무 무거워서 꼼짝없다. 눈이 이처럼 무거운줄 미쳐몰랐다. 그렇다 이 두꺼운 눈 덩이가 원래는 물이니까 무거울 수 밖에는. 그동안 눈을 치워보지 않았던것에 감사했다.

단단이  마음먹고 한 손에는 닭 모이 다른 한 손에는 닭 야채를 들었고 한 발자국씩 계단을 내려갔다. 닭들도 추워서 알 통 옆에서 밖으로 나오지 못한다. 계란은 또 1개. 애그그… 추우니까 계란 생산도 저조 하다. 달랑 계란 한 알을 거지고도 닭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집안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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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동안 알고 지내온 아우로부터 카톡이 들어왔다.

“언니 눈이 하염없이 내려요. 예전에 언니와같이 읽던 김용택 시인의 ‘밥알같은 눈이 내린다.’로 우리가 모두 뿅갔던 일 새록새록 생각나요.” 하기에 내가

“여기 눈은 밥알이 아니고 팝콘이다.”라고 답해주었다.

간밤에 내내 내린눈이 종일 내린다. 낮에 쓰레기통을 내 놓으려고 잠시 나갔었는데 아무 자동차도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나는 야무지게도 수영장에 갈 채비를 다하고 나갔지만 자동차위에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눈을보고 질려서 그냥 들어왔다. 학교도 휴교하고 아마도 모든 사업장도 오늘만큼은 다 텅텅 비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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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인 – 눈이 내리는 것은 바로 ‘지붕이랑, 밭이랑, 길이랑 추워서 이불을 덮어주는 것’

*류시화 시인 – ‘누구는 종이위에 시를쓰고, 누구는 사람 가슴에 시를쓰고, 누구는 자취없는 허공에다 시를 쓴다지만 나는 눈 위에 시를쓴다.’

*이해인 수녀 – ‘흰 눈속에 내 죄를 묻고 내 죄를 용서해 주겠다고 나의 나무는 또 말하네’

*용혜원 시인 – ‘눈이 내리는 날은 세상 모든것이 다같이 춤을춘다. 세상의 모든것들이 흐르는 음악이 된다.’

*이생진 시인 – ‘눈 오는날 시를 읽고 있으면 누가 찾아올 것 같아서 좋다. 시는 가난해서 좋아. 시는 배고파도 읽고 싶어서 좋아’

*엘리샤리 – 밥 먹기위해 부엌으로 갔다가 그림 그리기위해 컴퓨터 앞으로 왔다가 종일 왔다 갔다 그리고 펑펑 쏟아지는 눈과 촛점을 맞추다 하루를 다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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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약간 큰 사이즈 ) 거의 완성 : Oil on Canv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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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눈 눈 눈 / 4도 / 그림 그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