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잉카’를 읽기 시작하다. 3권으로 되어고 한권이 매우 두껍다. 천천히 조금씩 읽기로 했다. 내가 믿는 하나님 얘기는 아니고 태양신 달신 어쩌구 저쩌구 잉카 문명에대한 소설이다. 나의 세계와는 다르지만 이 안에 뭐가있나 들여다 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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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교회 예배 순서에 그동안 코비드로 멈추었던 대표기도가 금년 첫 주 일부터 시작됐다. 이 기도는 목사님의 설교직전의 대표기도다. 오늘이 내 차례였다. 이제 나이도 나이니 만큼 젊은 사람들에게 양보?하고 싶다고 목사님께 얘기 했지만 빙그레 웃기만하고 정작 빼주지는 않는다. 기도라는게 쉽지않다. 남이 할때는 그냥 듣기만 하면 되는데 막상 내가 하려고 생각해보라 기도 시간을 잘 맞춰야하고 적당한 기도 문구도 부드럽게 잘 배열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일주일 전부터 기도문을 작성해 놓고 시간만 되면 다시 읽어보면서 다시 빼고 더하고를 여러번 했다. 어제는 하루 전날이라서 프린트를 해 놓고 다시 읽으니 이 또한 마음에 안 들어 다시 먼저것을 버리고 다시 고치고 프린트를 했다. 아침에 시간을 제 보면서 읽으니 3분에서 5 ~ 6초가 빠진다. 나는 2분 30초 정도로 하면 좋다는 생각에 다시 더 줄이기로 했다.
나는 수필를 쓰는 사람인데 좋은 수필을 쓰려면 자꾸자꾸 줄여서 짧게 그 의미를 전달해야 독자들의 박수를 받게된다. 기도도 마찬가지다. 기도는 2~3분안에 끝내야 한다. 옛날에 기도하는 집사나 장로들은 한 말 또하고 10분도 더 넘게 기도를 하곤했다. 개중에는 성경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훓고 가는 사람들도 많았다. 기도가 길때는 사람들이 참느라고 미친다. 은혜도 안되고 목사님 설교에 방해만 된다. 나는 어릴 때 기도 길게하는 장로가 강대상에 올라가면 가만히 눈도 떠 보고 과연 저 기도가 언제 끝날까?하며 몸을 비틀곤 했다.
어제 프린트 해 놓은 기도문을 아침에 다시 읽어보니 또 아니다 싶어 다시 수정하고 프린트를 했다. 그러니까 3번이나 프린트를 한 셈이다. 아무튼 나는 여러번 수정한 기도문을 들고 순서에 따라 강대상위에 올라서 기도를 시작했다. 오랫만에 대중앞에서 하는 기도는 매우 어색하다.
집에서 눈으로 기도문을 읽을땓는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글을 눈으로 읽을때와 소리내어 읽는것이 다르다. 이렇게 짧은 기도를 하면서 나는 두어번 버벅 거리기도 했다. 기도가 끝나고 생각해보니 한국 떠난지 48년이고 한국말 하는것 잊어버리지 않았는데 한국어 읽는것은 생각처럼 안됐다. 눈으로보고 생각 하는것과 입으로 내 뱉는 말이 따로 노는 것이다.
목사님들은 기도가 줄줄 줄줄 나온다. 내 기도가 끝나고 양목사님 마지막 기도를 자세히 들어보니까 그져 막힘없이 거미 궁둥이에서 실 뽑아내듯 좔좔좔좔… 멋지게 나온다.
그러니까 나는 목사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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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비 / 눈이 거의 다 녹았다. / 11도 / 수영하고 교회 다녀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