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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7남매 였는데 이제 친 언니 한분만 계신다.

이 언니는 막내인 나보다 7살이나 많고 금년에 82세가 된다. 작년에 92세의 왕 언니가 소천 한 후 이제 우리 둘 남았다. 이 언니는 작년 봄에 한국으로 영구 귀국 했는데 다행히 미국생활보다 더 활발하게 잘 지내고 있는듯 하다.

낮에 이 언니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나 오늘 구정 맞아 서울에 올라간다. (언니는 지금 전주에 계신다) 그런데 말야 깜짝 놀랄 일이 하나 있어.”라고 말해 내가

“뭔데요?”라고 물었더니

“서울에 혼자 살고 계시는 형부를 이번 구정에 불러내어 우리 남아있는 조카들과함께 식사를 하려고해.”하기에 내가

“어머나 잘 됐네요.”  라고 말하면서

“그런데 형부가 나오실까요?”라고 말하니

“히 히 히 그러니까 머리를 좀 썼지 뭐. 형부더러 딱 나 하고 둘이 식사를 하자고 거짓말을 했지. 그랬더니 오케이 하셨어.”

사실 이 셋째 형부는 내가 언니와 다리를 놓아 중매해서 결혼한 특별한 사이다. 셋째 언니는 우리 여형제들 가운데 제일 머리좋고 멋있었는데 간경화로 50세라는 이른 나이에 세상을 뜨셨다.  이후 형부는 아무와도 결혼하지 않고 ‘언니같은 사람이 없어서 혼자산다.’는 말만 늘 해오곤 했다. 형부나이가 금년에 84세시니 이제 살 날이 그리 많지 않으신데 두 아들이 함께 살자고 권해도 그져 혼자가 편하다며 외길을 걸어가고 있다.

형부는 가족들과도 만나려고 하지 않고 조용한 분이라서 함께 식사 초청하는것도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언니와 서울사는 다른 조카들이 언니와 함께 짜서 형부가 63빌딩 앞에 나타나면 보쌈 하듯이 형부를 자루로 묶어서 식당으로 모시고 가기로 했다며 까르르 웃는다.

재산도 많고 실력이나 성격도 좋은 형부가 30년도 넘게 홀로 밥을 끓여 드시고 조용히 사는 것을 멀리서 바라보면서 우리는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해 오고 있었는데 이번 구정에는 처가 가족들과 함께 식사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멀리서나마 응원하기로 했다.

가족이란 무엇일까? 기쁜일 슬픈일 다 나누며 위로하고 도우며 살아가는 것 아닐까? 착한 형부의 남은 날들이 우울하지 않고 행복한 생각을 가지고 지내시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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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해나다가 흐림 / 9도 / 수영장 다녀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