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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에서 만나는 도린 할매가 Hot Tub에서 내 곁에 있었다. 내가
“내일도 수영하러 오냐”고 물으니
“Nop, I have to take my brother to the hospital.” 이라고 말한다. 내가 동생에게 무슨 일이있냐고 물으니
“my brother has prostate cancer.” 라 말한다. 즉 남자들에게 잘 걸리는 전립선 암 수술이다.
이렇게 시작된 그녀와의 대화는 나를 약간 놀라게도하고 감동되기도 했다. 그녀의 남동생은 금년에 60인데 지능은 3살쯤 된다고 한다. 내가 그렇게 태어났냐? 아니면 자라면서 무슨 이변이 있었냐고 물었다. 자기 동생은 태어날때 건강하게 태어났는데 어릴때 원인모를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여기저기 병원을 다녔지만 60년전 당시 의학이 지금처럼 발달되지 못해서 결국 지능이 거기서 멈추고 말았단다.
요며칠 전에 자기 남동생을 데리고 그가 좋아하는 햄버거를 사주기 위해 햄버거 가게를 들렸는데 거기는 도린 할매의 딸이 매장에서 일하는 곳이기도 했다. 자기 남동생이 그의 조카 (즉 도린 할매의 딸)를 보더니 반가워하면서 아주아주 큰 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부르기 시작했다. 이 도린 할매와 할매딸이 당황했지만 그녀의 동생의 큰 소리는 막을 수가 없었단다. 그가 조카를 보는순간 어린아이 처럼 흥분해서 조카 이름을 부르면서 “여기와서 나랑같이 햄버거 먹자~~”라며 계속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도린 할매 딸이 일 하다 말고 잠시 삼촌곁에 갔다고 하는데 사정을 모르는 곁에있던 건장한 남자들이 도린 할매의 딸이 혹시나 맞지나 않을까 염려해서 우루루 몰려와서 인간벽을 둘러 주었단다. 그런데 도린 할매의 딸이 웃으면서
“괜찮아요. 제 삼촌이예요.” 하니 사람들이 그제서야 알고 모두들 “오~” 하며 제 자리로 돌아갔다며 도린 할매가 까르르 웃는다. 참고로 도린 할매 남동생은 체력이 우람하고 키가 185cm 라고 하는데 이 손님들은 도린 할매 남동생이 정신이 이상한 사람이라 혹시나 젊은 여자에게 해코지 할까봐 그랬다는 것이다.
나는 이 얘기를 정성을 다해 들어주었다. 정신연령 3살배기 동생을 보호해주며 도와주는 할매도 귀하고 정신연령 3살배기 삼촌이지만 남들앞에 당당하게 “우리 삼촌이예요.”라고 말하는 할매딸도 귀하다.
더 귀한것은 캐나다 정부다.
이 3살배기 어른 아기는 정부에서 운영하는 시설에서 잘 보호받고있으며 모든 경비는 정부에서 부담하고 매월 700불 월급까지 통장에 넣어준다고 한다. 가족들은 아기 어른이 필요할때마다 가서 돕거나 데리고나와서 외식을 시켜주고 필요한 옷과 신발도 사준다고 한다. 더우기 내일처럼 수술이 잡힌날은 누나가 친히가서 병원 밖에서 응원을 해주려고 마음먹고 있다.
자기 가족이 이렇게 중증 환자지만 감추지않고 있는 그대로 털어놓는 이 나라 사람들의 정서가 매우 마음에 든다. 우리는 집안에 이런 가족이 있을경우 될수있는한 끝까지 감추려고 하는데 그것은 그런 사람을 있는 그대로 봐 주지 못하고 뒤에서 흉보거나 무시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자기 남동생은 언제나 밝고 명랑하며 행복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는 따뜻한 도린 할매의 얘기를 들으면서 나도 순수하게 살기를 다짐해 보는 하루였다. 내일 있을 도린 할매 남동생의 수술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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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우중충… / 8도 / 수영장 다녀오다 / 내일 브로코리 컵 요리를 멋지게 해 보려고 레서피를 적어놓고 잠 자리로 들어간다. 모자라는 재료 치즈 2가지를 사기위해 문 닫기 직전에 코스코 다녀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