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샤와 손자 터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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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에서 매주 목요일에 만나는 할머니가 있다. 이 할머니는 늘 손녀를 데리고 온다. 우리가 물속에서 운동을 할때 마주보는 작은 수영장에서 손녀와함께 한 시간동안 물놀이를 한다. 이 할머니는 손녀에게 수영을 가르칠 마음으로 조금씩 손녀를 물 속에 머리를 집어 넣는 경험을 해 주고있다.
작년에는 손녀가 어렸는데 일년쯤 지나고나니 이제 제법 많이 컸고 할머니와 함께 호흡이 잘 맞아 둘은 까르르 웃기도하고 물속에서 마구돌아다니다가 미끄럼틀도 타면서 아주 재미있게 보낸다.
할머니의 육체적인 모습은 그냥 너무나 평범한 할머니 모습이다. 과거에는 멋부리고 잘 다듬어진 몸매로 지났겠지만 너 나 할것없이 할머니들의 육체는 볼품이 없는데 이 할머니도 예외는 아니다. 서양 노인들의 전형적인 모습인 움직임이 매우 굼뜨다. 수영장에서 손녀와 물놀이를 다 하고 탈의실로 가는 두 사람의 뒷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워 그들의 모습이 사라질때까지 오랫동안 내 눈은 그들과 함께했다.
비단 이 할머니와 할머니 손녀 얘기만은 아니다. 우리가 운동하는 그 아침 시간에는 손자 손녀들을 수영장에 데리고 와서 운동하는 할머니들이 제법있는데 한결같이 얼굴에 함박꽃 들이 피었다. 나도 아침마다 아기들의 천진난만한 얼굴들을 보면서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넘치고 활기를 찾기도 한다.
이 세상의 할머니들은 위대하다. 젊었을때는 자식 기르고 돈버느라 정말로 힘들게 살아왔지만 노후에 손자 손녀와 함께 놀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짐은 그들의 축복이라고 말하겠다.
할머니들의 손자 손녀 자랑은 무죄라고 했던가!
아무렴 할머니들은 자기네 손자 손녀들이 다 천재고, 이 세상에서 제일 잘 생겼다고 생각한다. “옳고”라고 말하고 싶지만 나는 꾹 참는다. 이 글을 쓰는동안에도 미국에 살고있는 손녀(이제는 커서 아기가 아님)와 4살짜리 손자 생각이 난다. 무탈하게 잘 크기를 기도 드리며 잠 자리로 들어간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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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아침에 눈이오다. 너무 추워서 겨울이 다시오나 싶었는데 오후부터 조금씩 풀렸다. / 8도 / 수영장 다녀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