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실패 후 다시 도전해서 성공했다. 집에 고구마가 없어서 감자로 대체했는데 고급 감자칩이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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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로 불러진 여자의 배에 관한 글 두 가지를 소개한다.
1)미국 작가 ‘맥신 홍 킹스턴’의 수필중에 ‘이름 없는 여인’이 있다. 이 이야기는 우물에 빠져죽은 자신의 고모에 관한 슬픈 얘기다. 그녀의 고모는 외동딸이었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랐다. 고모가 혼기가 되어 옆 마을 최고이 신랑감과 결혼하게 됐다. 당시 중국도 가난이 껌딱지 처럼 붙어 다니던 시절이었고 새 신랑은 돈을 벌러 미국으로 떠났다. 세월이 어느 정도 흐르면서 고모는 남편이 어떻게 생겼는지조차 기억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남편의 얼굴을 떠올려 보려고해도 남편이 떠나기 전에 남기고간 작은 흑백 사진이 고작이었다.
당시 결혼한 여자는 시댁 식구들과 같이 살았는데 시댁 식구들은 홀로 사는 며느리를 팔거나 저당 잡힐 수 있었다. 고모의 시댁 식구들은 고모를 친정집으로 되돌려 보냈다. 불명예스러운 행동을 할까 염려되어서였다. 만약 그런일이 생길 경우에 당할 폭도들의 난동을 미리 막기 위해서였다.
고모는 얌전한 중국 여자가 아니었다. 갑갑한 생활을 견디지 못한 고모는 멋을 부리고 다녔고 애인이 새기기를 바랬다. 고모는 남몰래 로맨스를 즐기기보다는 자유분방한 육체 관계를 갖기를 더 원했다. 어느날 작가의 어머니가 고모와 옷을 갈아있는데, 고모의 배가 부풀어 있었다. 당연히 고모부의 아이는 아이었다. 밤마다 부모님들은 고모와 같은 여자에게 식탁을 어떻게 차려 주어야 할지 언쟁을 벌렸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가족과 한 상에 밥을 먹지도 못했기 때문에 고모는 가족이 먹다 남은 음식을 먹어야만 했다. 고모는 버림받은 신세를 면치 못했다.
딸이 임산부로 다시 친정으로 돌아왔다는 것을 안 마을 사람들이 아기의 출산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기가 태어난 날 밤에 마을 사람들이 쳐들어왔다. 이 집 논의 볏단을 마구꺽고 던지면서 들판을 가로질러 쳐들어 왔다. 여자 남자 할 것없이 얼굴을 가리고 이미 목베인 닭 모가지에서 피를 뽑아들고 들어왔다. 잠겨있지 않은 문이었는데도 그들은 문을 완전히 깨부수었고 가족 선조의 초상화가 걸려있는 거실에 피 범벅을 만들었다. 이런 광경을 가족들은 공포에 떨며 바라 보기만 할 뿐이었다.
고모의 외도는 마을의 이름을 더럽혔기 때문이었다. 고모가 죗값을 치르자면 우리 집안은 쑥대밭이 될 수 밖에 없었다. 간통은 분명 무절제하고 방종한 행동이었다. 그러나 잔치를 한다는 핑계로 부화되지도 않은 병아리 태아를 식초에 저려 내장만 빼고 통째로 먹는 사람들이 고모를 방탕하다고 어찌 나무랄 수 있을까? 당시 여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힘겨운 일이었다. 고모는 살기 위해서 사랑을 포기하는 열녀가 될 수 없었다. 고모는 그 남자와 관계를 맺어서는 안 되었다. 그 남자는 고모에게 “가족들에게 알리면 너를 죽여 버리겠다.”라고 겁박했다고 전해진다.
마을 사람들은 마지막으로 집에 불을 질렀다. 참다못한 가족들은 침묵을 깨고 고모를 비난했다. 고모는 가족들의 비난을 피해 들판으로 뛰어 나갔다. 그때 진통이 시작되었다. 고모는 돼지 우리에서 아기를 출산했다. 집안이 부유했다면 고모의 자유분방한 연애는 그당시에도 한 번의 실수로 여겨질 수 있었지만 작가의 집안은 형편이 그러지 못했다.
고모는 다음날 아기와함께 중국 사람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우물에 빠져 생을 마감했다. 작가의 아버지는 자기 집안에서 고모는 태어나지 않은 아이로 여기지 않았고 고모의 이름을 내 뱉지 못하게 했다. 고모는 애 아버지의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로 출산했고 죽어가는 순간에도 그의 이름을 숨겼다. 고모에게 내려진 진짜 형벌은 마을 사람들의 폭동이 아니라 가족에게 잊힌 사실이다.
작가 맥신 홍 킹스턴은 1940년 생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이민 1세대로 태어난 중국계 여류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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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박완서의 ‘미망’ – 부자집 맡 아들에게 시집온 며느리는 이미 병들어 죽음이 가까이 있던 남편으로부터 겨우 딸 하나 놓고 남편이 죽었다. 이 며느리가 생과부로 지루한 삶을 살아면서 어찌어찌 남몰래 배가 불러오는데 이것을 눈치챈 시아버지는 며늘아이가 집에가서 몇 달 좀 쉬고 오겠다는 말에 이렇게 말해준다.
“홍삼을 조금 보내니 요긴하게 써라. 돈이 제일이다. 돈이 죽을 목숨 살리기도, 살 목숨 죽이기도 하느니 아무쪼록 죽을 목숨 살리는 데 쓰기 바란다. 알겠느냐 ?” 고마운 마음으로 시아버님께 인사드리고 친정으로 간 며느리. 시아버지가 건네준 보따리가 무거워 머슴까지 대동해서 갔다. 오랫만에 딸을 만난 친정 엄마는 딸의 시댁에서 보낸 보따리를 풀어다가 소리를 지르는데,
“아이구구 무슨 홍삼이 이렇게 천근일가?”라며 엄살을 떨었다. 보자기를 끄르고 뚜껑을 열고 백지에 일일이 싼 홍삼으로 들추다 말고 이번에는 소리도 못 내고 기겁을 했다.
“왜 그러세요? 어머니”
“넌 이것아 쫒겨난 게야, 쫒겨났어. 아이고, 내팔자야.”
그래도 당시 <조선조 말기에서 6.25 동란 후까지 의 파란만장한 시대 이야기>이정도의 시아버지는 아주 젊잖은 분이다. 소리 소문없이 며느리를 친정으로 보내면서 넉넉한 돈을 손에 쥐어주고 “돈이 죽을 목숨 살린다.”라며 홀로된 며느리 입장을 이해해 주는 시아버지에게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남자 시키들 나쁘 ㄴ ㄴㅗ ㅁ 들이다. 젊은 여자들이여 배 부르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하라. (만약 사고 쳤다면 떨지말고 울지말고 아무도 몰래 얼른 병원에 가거라. 젊었으니까 사고 치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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