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들에서 꽃 망울들이 맺히고 있는데 날씨는 아직 풀리지 않고 있다. 우리집 명물 노란 자두나무에 싹이 돋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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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수영장에 다녀오면서 현관문을열고 ‘하 하 하 호 호 호’하고 들어오니까 어제 눈 수술을하고 집에서 쉬고있던 하숙샘이 깜짝 놀란다. 평소와 다른 나를 발견하고 내게 뭔 이상한 일이 생긴것은 아닐까하고 나를 조용히 쳐다본다. 내가 큰 소리로

“아, 앞으로 이렇게 살기로 했어요. ‘으 하 하 하’ 하면서요.”하니까 하숙샘이 장단을 맞춰준다.

“아, 예 좋죠. 많이 웃으면 건강에도 좋구요.” 이렇게 말은하지만 뭔일이 있었나? 라는 듯 역시 고개를 갸우뚱한다.

수영장에서 한참 운동을 하고 있었는데 우리 어른들 수영장 앞쪽 얕은 물 어린이들 수영장에서 예쁜 여자아기가 아빠와 물장난을 치고 있었다. 꼬마는 2살정도 된듯 싶다. 그 꼬마 숙녀와 우리 많은 무리의 할매들은 수영장안에 사람들이 걸어다니는 길을하나 두고 마주 보게되는데 강사가 하는 율동을 꼬마가 열정적으로 따라한다. 물론 아빠가 딸의 발을 받쳐주고 있었는데 꼬마의 얼굴은 자동 웃음 기계가 장치된듯 계속 웃으며 강사와 우리들을 따라 움직인다. 내가 따로 두 손으로 반짝반짝 모양도 만들어 보여주니 꼬마도 금새 따라 반짝반짝 손목을 돌린다. 이 모습을 본 할매들이 모두 함께 까르르르르르 웃는다. 이 꼬마와 함께 하는 내내 할기차고 기분좋았다. 운동이 끝나고 나는 따로 작은 수영장안에 들어가서 꼬마의 아빠에게 “딸이 너무 귀엽고 특히 웃는 모습이 예술이다.”라고 말해주니 아빠는 너무 기분좋아서 어쩔줄을 모른다.

나는 수영장에서 운동하면서 나도 앞으로 저 꼬마처럼 입술 가장자리를 약간 올리고 눈꼬리는 살짝 내리면서 미소짓는 얼굴을 만들어 보리라 다짐해 보았다. 이건 돈드는것도 아니고 시간 드는것도 아니다. 표정관리만 신경쓰면 되는것인데 그 결과는 엄청 날 것 같다.

집에있는 거울을 컴퓨터앞에 가져다놓고 웃는얼굴을 만들어본다. 처음에는 어색하겠지만 시간이 흐르면 이것도 이골이 나지 않을까. 글 한자 찍고 거울 한번 쳐다보고 글 두자 찍고 거울 한번 쳐다본다.

지나가던 하숙샘이 내게 말한다.

“걍 생긴대로 사시지요. 억지로 만드는 미소가 어찌 좀…” 하숙샘은 여기까지 하고 급히 본인 방으로 들어간다.

“시~ 뭐야~” 나는 이렇게해도 안 이쁜가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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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상

날씨 : 흐리고 진눈개비, 춥다 / 8도 / 수영장 다녀오다 / 하숙샘 수술한 안과 방문을 도와드리다. 아직 수술한 눈은 시야가 뿌옇다는데 내 경우를 보아도 최소 2주쯤 지나야 조금씩 맑아지니까 기다려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