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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닭 모이를 받으러 바이타민 샵을 다녀오는 길이었다. 집 안으로 들어가기위해 층계를 오르는데 뒤에서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젊은 남자의 소리가 났다. 뒤를 돌아보니 작년가을부터 알게된 나의 찐팬 독자가 오렌지 바구니를 들고 성큼성큼 다가온다. 소식없이 들어오는 이 젊은이를보고 약간 당황하기는 했지만 너무나 반가웠다. 가까이오던 그가 큰 소리로

“샘, 해피 버스데이”라고 외친다.

“어머나, 어떻게 알았어요. 광고도 안 했는데요.” 사실 그를 안지는 겨우 반 년정도 됐기 때문에 어떻게 내 생일을 알았을까 무척 궁금했다.

“다 아는 방법이 있지요.”

당연히 나는 반갑게 그를 맞이했고 우리둘은 식탁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소소한 일상의 얘기들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사실 내일은 시간이 없어서 오늘 일찍 나를 찾아 왔다는 그는 지난 주에 내 눈 수술시 운전이 필요하면 도와 주겠다고 하던 그 젊은이다. 그는 내 글속에서 감동과 반성 그리고 잘 살아가려는 마음을 갖게 된다며 늘 나를 응원해 주고있는 정 많은 청년이다.

아무래도 나는 그보다 훨씬 많이 살아온 세월이 있기 때문에 나의 지나온 삶의 얘기들을 나누게 됐다. 한참을 둘이서 주거니 받거니 얘기를 하던 중 갑자기 내 입에서 이런말이 튀어나왔다.

“아내 이기려고 하지마라.” 이말을 듣던 청년이 눈이 동그래 지면서 나를 쳐다본다. 내가 그에게 계속해서 말했다.

“어쩌면 자네가 오늘 우리집에 방문온것은 이 말을 들으려고 온 것일수도 있다.” 이말을 듣던 청년이 또 놀란 얼굴로 나를 쳐다본다.

“선생님, 어떻게…” 그는 말을 잊지 못하고 또 나를 쳐다보며 “샘, 정말 그런것 같네요.”라고 말한다.

사실 나는 이 청년의 아내를 작년 가을에 딱 한번 우리 집에서 본 적이있다. 그때 무슨 말을 많이 하지도 않았고 그냥 차 한잔 마시고 웃고 놀다 갔었다. 그리고 오늘 이 청년도 자기의 가정 얘기를 하나도 내게 말하지 않았는데 왜 내 입에서 그런 말이 나왔을까? 그리고 더 나아가 이 청년의 부부사이가 문제가 있는것은 절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나는 경험했다.  젊었을때는 별것도 아닌것 가지고 다투고 삐지고 토라지고 말 안하고 서로 돌아누워 잠자던지 아예 다른 방에가서 잠자고 하는 못난 짓들을.

나는 과거 처녀시절 얼마나 열정적으로 옛날 남편을 사랑했는지 모른다. 그가 미국에서 비행 훈련 받으려 1년간 텍사스주에 있을때 보고 싶고 그리워 매일 편지를 보내지 않았던가! 그러나 결혼하고 세월이 흐르면서 그 사랑은 온데간데 없이 식어버리고 말았다. 요즈음 알게된것은 이것은 사랑이 식은것이 아니고 사랑을 하게하는 호르몬의 유통기한 다 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부부라는 것은 결혼 후 몇 년간은 그 호르몬 덕에 랄 랄 룰 루 하고 살지만 그 후에는 각자의 의무로 살아가야 행복하지 사랑타령 하면 안된다. 나도 진작 지금 깨달은 것 그때 알았더라면 남편에게 거는 기대는 하지 말았어야 했다. 유시화의 시에 ‘지금 알은것 그때 알았으면’에 쓰여 있듯이 우리는 그때(젊었을때)는 그것을 깨닫지 못한다.

참고로 호르몬의 3가지에 관한 정보를 소개한다.

1)도파민 – 도파민은 심장 박동수와 혈압을 증가시키는 효과를 보이므로 교감신경계에 작용하는데 인간이 기분이 좋을 때 분비가 된다. 음식을 섭취할 때, 음주를 할 때, 사랑하는 사람을 보았을 때 분비가 된다.

2)페닐에틸아민 – 페닐에틸아민의 수치가 올라가면 이성이 마비되고 행복감에 도취되는데 이 때문에 소위 말하는 콩깍지가 끼이게 된다. 또한 쾌감 중추의 활성화와 더불어 인지 능력과 함께 감각 인지에도 영향을 끼친다. 즉, 각성제인 천연 암페타임의 일종이다. 그러니 “사랑은 마약이다”는 표현이 은유가 아니라 과학적 사실을 그대로 담은것이다. 게다가, 상대를 바라보고 소위 말하는 첫눈에 반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2~3초다. 이 호르몬은 유통기한이 일반적으로 짧게는 3개월 길게는 2년을 넘기지 못한다.

3) 옥시토신 – 옥시토신은 뇌에서도 신경전달물질로 작용하며, 사랑과 유대감과 관련된 다양한 인간 행동에 영향을 준다. 보통 호감가는 상대를 보았거나 매력을 느낄 때, 감정적 교류가 있을 때, 포옹이나 키스를 할 때 등에 옥시토신이 분비된다. 이때의 옥시토신은 상대와 유대관계를 맺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런 3가지의 호르몬이 우리 몸에서 지랄을 하기 때문에 연애를 하고 결혼도 하게 되는데 이것들이 평생 가면 얼마나 좋을고? 길어야 2년 이라고 하니 우리 인생들의 결혼생활이 나름의 노력으로 이어 나가야 하니 정말 힘들다 힘들어. 끙끙…

내가 오늘 방문한 젊은 청년에게 이렇게 말해주었다.

*아내한테 대들지 말라. 여자들의 발빨은 나이가 들수록 그 도수가 쎄진다. 그러니 절대로

*아내를 이기려 생각 하지마라

*나이들면 여자들은 힘이 더 세 지고 정신도 더 맑아지고 젊었을때 남편이 구박했던것 반드시 울겨먹는다 그러니 아내를 왕비 마마처럼 귀하게 모시고 살기 바란다.

*빈말이라도 아내가 듣기 좋아하는 말 매일 매 순간 해줘라.

*돈도 약간 투자해라. 한 달에 한 번이라도 꽃 다발 갖다 줘라. 코스코에서 사면 꽃 한다발 그리 비싸지 않게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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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않은 방문을 받고 그와 혜어질 때 우리 둘이서 받은 그 뿌듯한 느낌은 무엇일까? 그가 현관문을 나서면서

“이제 저를 아들로 생각해 주시고 말을 놓으세요. 그러면 제가 편하겠어요. 아드님 나이와 제가 같잖아요.”

“알았쩌, 울 아들 xxx 우리 자주 보자꾸나.”

“네, 어머니.” 하 하 하

나는 오늘 돈 안들이고 멋진아들 하나 생겼다. 울 아들은 멀리 사는데 가까이에 사는 양아들…이러니 내가 매일 대박인생이라고 펄펄 뛰지 않을 수 없네. 오늘도 야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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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맑음 / 13도 / 목장 예배를 가까운 교우집에서 보다. 맛있는 저녁을 대접 받았다. 감사와 은혜가 넘치며 성도의 교제가 아름다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