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버무리기 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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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자가 유시민작가에게 묻는다.
배우자가 “자기 나 얼마나 사랑해?” 라고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하는가?
“나는 자기를 대신해서 죽을 수 있어.”라고 대답한다. 이게 문과적인 대답이다. (청중 웃음)
우리는 질문이 적절치 않다던가 질문이 추상적이라던가 하는 얘기는 절대로 하지 않고 상대방이 듣고자 하는 얘기를 해준다. 과학적으로 그것이 정확성이 있느냐 논리적이냐 하는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청중 웃음과 박수)
이것이 문과의 생존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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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짧은 대화를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문과생의 명답이다.
부부들이 살아가면서 때론 이런 유치한 질문들을 상대로부터 들을 기회가 가끔씩 있다. 더우기 젊은 부부들에게는 그 기회가 더 많다. 이렇게 비록 간단한 질문이지만 그 대답의 여파는 크다. 아내들이 남편에게 위와같은 유치한 질문을 하면서 남편으로부터 듣고 위의 대답같은 “자기를위해 대신 죽을 수 있어.” 라는 대답을 듣고 싶어한다.
유시민 작가의 말처럼 상대의 질문이 유치 하다던가 논리에 맞지 않다든지 그런것을 신경쓰지 않는다. 단지 그 상대방이 무슨 대답을 듣기 원 하는가를 찾아내어 대답해주는 것 현명하다. 비록 이것이 대답하는 사람의 진정한 의미가 없다하더라도 이런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작가는 말한다. “맞다 맞어…” 나는 그 말에 꽂혀 손바닥을 두드리며 여러번 그가 말하는 것을 들었다.
*사는게 별거냐?
*하루 즐겁게 사는것이 최고의 비결이다.
*상대가 즐거워 할 만 한 말을 골라서 해줘라. 그러면 상대는 물론 당신까지 행복해진다.
이것이 문과의 생존 방식이라고 한다. 이렇게 우리들의 생존방식은 아주 쉽다. 한 수 배웠지만 써 먹을 일이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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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한남에서 무우 한 박스 사온것이 이렇게 다 썩었다. 전화로 크레딧 받기로 했지만 당장 나갈 수 없어서 썩지 않은것 몇개 대충 골라서 김치를 담궜는데 이 무거운것 집 안으로 가지고 들어오는것 만으로도 힘드는데 다시 밖으로 내다 버리는 것도 힘들다. 이제부터 무우와 배추 살때 박스 열어보고 사와겠다. 이런 썩은 물건을 자동차에 실어주다니… 너무 속상하다. 훌쩍훌쩍.
속재료가 부족한 것 같아서 우리 밭에서 갓을 잘라서 넣었다. 없으면 없는대로 다 대치용이 있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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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흐리고 약간 쌀쌀하다 / 11도 / 저녁 무렵에 교우 부부가 다녀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