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글을 못쓰고 일찍 내 침실로 잠 자러 올라갔다. 올라가면서 아래층에 거하는 하숙샘에게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오늘을 글 못 쓰고 일찍 올라갑니다. 글쓰러 못내려 올꺼예요.”

“네에?”

선생님은 잠시 침묵을 지키더니 평소 밤 12시까지 글을 쓰던가 책을 보던 나를 “오늘을 엘리샤가 좀 피곤 하구나” 라는 생각을 하는 듯 보였다.

침실에서 매일 하는 눈에 약을 넣고 새벽 3시반까지 정신없이 고꾸라져 잤다. 더 이상 자려고해도 정신이 맑아져서 더 이상 잘 수 없다. 음악을 듣다가 이것저것 뉴스를 보았지만 선거 이후에 별 색다른 사건이 없다. 그렇다면 일어나는것이 좋다.

‘아무도 빌려주지 않는 인생책’ (저자 – 가우스 고팔다스)의 글 가운데 이런 것이 있다.

어느 자식없는 할머니가 남편이 세상떠나고 홀로 남았는데 스스로 생활이 힘들어 양로원에 갔다. 양로원 매니져가 방을 구경시키기 위해 이 할머니를 데리고 함께 복도를 걸어가고 있는데 이 할머니가 매니져에게

“방이 참 훌륭하군요.”라고 말했다. 매니져가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 그런데 아직 제가 방을 보여드리지 않았는데 방을 보시고 말해 주세요.” 그랬더니 그 할머니가 이렇게 말했다.

“방의 상황은 관계 없어요. 단지 내 마음의 문제지요. 나는 그 방을 좋아할 꺼예요.” 이어 이 할머니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하루종일 침대에 누워서 더이상 작동하지 않는 내 신체 부위에 집중하면서 내가 겪는 고통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보낼 수도 있고 침대에서 일어나 여전히 잘 작동하고 있는 부위에 감사 할 수도 있습니다. 나에게는 하루하루가 선물이예요. 눈을 뜰 수 있는한 나는 오늘에 집중 할거예요. 그리고 마음속에 간직한 모든 행복한 기억들에 대해서만 생각할 거예요.”

나는 이 글을 읽고 참! 그렇다. 늙으면 이 할머니처럼 누군가 에게도 닥쳐올 일이아닌가. 내게도 그런상황이 오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 백세 새대라고들 하지만 늙어 힘없어지고 주위에 사람들도 하나 둘 다 저 세상으로 떠나고 나면 나의 마지막도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그때 나도 이 할머니처럼 어느 상황에 부닥친다해도 좋은 선택을 해야 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아니 그때가 아니라도 지금도 그렇다. 예전같지 않은 내 몸 상태를 생각하면서 지금 이렇게라도 할 수 있는 이 몸에 감사하며 걸어가는거다. 나의 선택도 이 할머니처럼 오늘하루의 선물에 감사하며 아침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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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지금 밖은 어두컴컴하고 구름이 잔뜩 끼어있다. / 11도 / 어제 주일, 교회 다녀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