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 세 번째 눈 검사 가는 날이었다.

예정시간에 맞춰가서 의자에 앉아있는데 내 이름이 불리워졌고 나는 곧장 검사실로 들어갔다. 매번 하는 검사를 하고 잠시 후 안 압 검사와 어두운 곳에서 불빛을 얼마나 볼 수 있는지 검사 방으로 옮겼다. 검안하는 아가씨는 한국인이었다. 이 아가씨는 작년부터 왔는데 처음에 내 last name이 Lee 인것을 알았는지

“한국 분이시죠?” 했다.

“네”라고 내가 짧게 대답했고 우리들의 만남이 이렇게 이루어졌다. 그러더니 대뜸

“한국말이 편하시죠?”라고 말한다. 내가 어떻게 대답해야할 줄 몰라서 가만히 있었다. 이 아가씨의 의도는 당신이 나이 많은 할머니니까 영어가 서툴것이고 내가 도와주겠다라는 좋은 뜻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녀의 질문에 딱히 영어다 한국어다 라는 말이 금방 안나왔다.

어쨋거나 그날은 한국말로 검진을 마치고 돌아왔다. 오늘도 그 아가씨가 곧 바로 내게 한국말로 검사를 한다. 뭐. 딱히 불편하지는 않았다. 그녀가 이것저것 검사를 하면서 계속 내게 한국말을 하는데 나는 계속 영어로 대답했다. 일부러 그럴려고 한 것은 아닌데 나는 자동적으로 영어가 나오게 된다.

즉 예를 들어 영어권의 직원이 늘 “chin up please” 하면 곧바로 내가 턱을 오목한 그릇같은곳에 올려놓는데 한국말로 “턱을 위로 올리세요.” 하는말이 더 어색해서 왠 외국말인가 싶다. 왜냐면 내가 이민와서 한번도 병원에서 한국말로 진료나 서비스를 받아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진료를 끝내고 방문을 나서는데 어디 낯선 곳에가서 검사를 받은 느낌은 왠일일까? 이제 나는 확실히 캐나디언쪽이 더 가까운것이다. 고국떠난지 거의 50년 다 되어간다. 한국에서 살아온 27년보다 캐나다에서 살아온 48년이 휠씬 길기 때문일까?

그 아가씨의 노인을 배려하려는 마음은 고맙기는 한데 나는 여전히 좀 어색하다.

사람 대하는 직업은 이래서 참으로 어려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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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맑음 / 12도 / 그림그리다. / 아침에 안과 검진이 있어서 그 이후에 수영장에갔는데 Aquafit 끝난 할매들이 내가 늦게 들어오니까 모두들 한 마디씩 던진다. “왜 이제와? 너 자리가 비어있어서 궁금했어…”등등 내일은 수영장에 정상 복귀 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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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맑음 / 12도 / 안과 검사가 수영장 가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못갔고 검진 끝나고 가니까 할매들이 운동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려고 샤워들을 하고 있었다. 내가 늦게 온것을 알고 모두들 궁금해서 한마디씩 한다. “엘리샤, 우째된일이야? 너의 그 자리가 휑 햇어… 아이고 그래도 왔구먼..”등등 반겨주었다. 나는 혼자 1시간 외로운 수영을하고 왔다.  그림 그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