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만에 고사리를 따러갔다.

나는 그동안 몸을 자유스럽게 구부릴 수 없었고 다시 다치면 안되니까 고사리를 따러갈 엄두를 못내고 있었는데 큰 마음먹고 봄 나들이를 할 겸 호숫가로 갔다. 평소 잘 아는부부와 하숙샘 이렇게 넷이 갔었는데 나는 숲 속에는 못들어가고 자동차 안에서만 있었다. 조용히 혼자 차 안에서 책을 보다가 기도를 하다가 시간을 보냈는데 숲속에 들어간 사람들이 길을 잃지 않았나 걱정되어 차 밖으로 나와서 서성거렸다. (숲속은 전화기가 안 터진다.)

예전에는 나도 씩씩하게 숲속 안으로 들어가 고사리를 몇 보따리씩 따 내 오곤 했는데 이제는 그렇게 할 수 없어서 약간 쓸쓸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던중 몇 발자국 길을건너 걷기 시작했는데 아주 낮은 자리에 고사리떼가 와글와글 들어있지 않은가. 나는 너무나 반가워서 이놈들을 따내기 시작했다. 길가지만 위험하지않고 내가 따기 좋은 위치에 통통하게 살오른 고사리들이 눈에 보이다니 아무리 내 몸이 좀 부실하다해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다.

똑! 똑! 똑! 고사리 꺽는 소리는 우리 한국 여인들을 미치게 만든다. 고사리를 매일 먹는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고사리 철만되면 몸살을 앓는지 모르겠다. 나는 비록 고사리를 작은 보따리에 반 쯤 밖에 못땄지만 이것으로도 충분히 감사했다. 내가 고사리 따는것을 체념하다가 고사리를 따게되면서 ‘하나님께서 나를 불쌍히 여기셔서 이곳을 보게 해 주셨나보다.’ 란 생각을 하고 있는데 등 뒤에서 이런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얘야, 너는 지금 숲 속에 못들어가서 속상하지? 그러니까 여기서 조금 맛배기라도 하렴. 쯧쯧쯧 가여운것” 하나님

이렇게 상상을 하니까 나는 ‘큭 큭 큭’ 웃음이 났다. 맞어 하나님은 언제나 내 곁에 계시고 나의 감정까지도 다 읽어주시지. 옛날에는 고사리를 산더미처럼 따와서 삶은 고사리가 욕실 가득했지만 오늘은 이 적은 고사리도 그때 만큼 만족하고 감사했다. 기쁨은 많은 것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많은것 처럼 생각하면서 살면 늘 행복하다.

날씨 : 22도 / 아주 좋았음 / 고사리 따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