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내부 문짝 들을 페인트 칠하기위해 페인트 1 갤런짜리 통을 사다 놓은지가 열흘이 지났다. 매일 그 통을 보면서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날짜를 넘겼는데 드디어 붓을 들었다.

날씨는 무척 덥고 몸은 비실거리지만 더 미룰 수 없어서 시작했다. 하숙샘에게 페인트통을 열어달라고 부탁해놓은 후  나는 브러쉬와 롤러 그리고 장갑등을 가지고와서 “출발!”을 외쳤다. 하숙샘은 요즈음 컴퓨터에 하는 작업이 있어서 오직 컴퓨터 앞에만 붙어있다. 그렇기도 하지만 페인트 칠하기는 내가 좀 낫다. 아무래도 나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니까 붓질이 좀 쉽다고 나 할까? ^^

우선 문짝에 있는 문고리 (door knob)를 떼어 내어야 작업이 깔끔하기에 작은 드라이버를 찾아 헤맸다. 내 눈에 적당하다 싶은 작은 드라이버를 찾아서 문고리를 빼려고하니 이 드라이브는 너무 통통하고 짧아서 문고리를 빼 낼수 없다. 흠~~ 이런일은 남자들이 하는 일이라서 나는 생소하다. 고민끝에 문고리를 빼지말고 그냥 테이프를 붙이고 하기로 했다.

‘휴~ 끙끙~ 아이고~ 아이고~ 주여주여~ 라고 혼자 소리를 내면서도 열심히 페인트 칠을했다. 롤러가 들어가지 않는 곳은 붓으로 쓱쓱밀고 넓은 면적은 롤러로하고 맨 위에는 까치발을 들고 샥샥… 거울을보니 땀도 좀 나고 얼굴도 오랫만에 불그스레 하다. 그런가하면 읍시~ 얼굴에 흰 페인트도 슬쩍 스쳐갔다.

아무리 조심해도 페인트가 하나씩 아래로 떨어지는데 허리 때문에 일일이 걸레질을 하기가 힘들다. 물론 밑에 커다란 비닐을 깔기는 했지만 사방으로 한 두 점씩 튀어 달아나는 페인트는 속수무책이다. 걸레와 거친 수세미를 발 아래두고 페인트가 위에서 떨어지는 족족 지우면서 일 했다. 페인트는 바닥에 떨어지면 바로 닦아내지 않으면 금방 말라 버린다.

이렇게 고생끝에 겨우 문짝 두개를 칠하고 냉장고에서 시원한 맥주 한 잔 들이키고 있는 중이다. 엄두가 안 나던 일이었는데 마음을 먹으니 힘들지만 해 냈다. 페인트 뭍어있는 붓과 롤러는 랩에싸서 냉동고 안에 잘 들여놓고 남은 페인트도 잘 밀봉해 두었다. 문 두 짝을 칠하고보니 깨끗한게 보기 좋다. 처음에는 다른 문들은 멀쩡한 줄 알았는데 새로 칠한 문짝과 비교해 보니 헐~ 영 다르다.

이것을 본 다른 문짝들 이 다들 ‘나도 나도’ 라며 아우성이다. ‘허, 알았어. 틈 나는대로 칠해주마’

그렇다. 할 일 미루지 말자. 시작이 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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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fore (왼쪽) / After (오른쪽)

     

날씨 :  25도 / 더운날씨 / 페인트 칠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