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 랍스터 요리 굽기 전 양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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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토요일에 오게될 어린이들 : 이디엘, 이라엘, 안정우, 김시안, 강하은. 시작은 10시에서 1시까지 입니다. Magic Show 는 10월 26일 토요일 입니다. 지난주에도 정성껏 도네션 해 주신 모든 부모님들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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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 밴쿠버에 사는 나의 애독자로부터 카톡이 왔다. “샘, 내일 빅토리아에 가도 될까요?”

나는 잠시 머리를 긁적였다. 아홉 날 동안 머물던 가족이 아침에 떠났지만 아직 침구도 갈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는 분은 봄부터 우리 집에 오려고 했는데, 일하는 날과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몇 번이나 방문 날짜를 바꿨었다. 그런데 마침 오늘이 딱 좋다고 하니 나는 ‘오케이’ 신호를 보내고 잠이 들었다.

아침 일찍 침구 시트를 세탁기에 넣고, 화장실을 대충 청소한 뒤 수영장에 다녀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저녁 준비를 위해 코스트코에서 랍스터와 다른 식재료들을 사와서 짐을 풀고 있는데, 손님이 뒤따라 들어왔다.

“점심은 컵라면으로 해요,” 손님은 오랜만에 컵라면을 먹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끓인 라면 위에 집에서 키운 부추를 조금 얹고, 반숙 계란을 올리니 제법 맛있는 컵라면이 완성되었다.

손님과 하숙 샘은 루미큐브 게임을 하고, 나는 토요일에 올 아이들을 위해 코끼리 인형을 바느질하며 시간을 보낸 후, 저녁 준비에 돌입했다. 랍스터는 가끔씩 해 먹기 때문에 이제는 손질과 양념이 익숙해서 맛있게 구워낼 수 있다.

손님은 일 년에 한 번은 꼭 우리 집에 찾아온다. 처음 방문했을 때는 외롭고 힘들어서 나를 찾았는데, 이제는 가족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온다고 말한다. 일하다가 지치고 마음이 울적할 때면 ‘빅토리아의 선생님 집’을 떠올리면 마음이 평온해지면서 다시 힘이 난다며 고마워한다.

나도 매일 바쁘지만, 이렇게 나를 엄마나 이모, 그리고 할머니처럼 여겨 잊지 않고 찾아와 주는 사람들이 있으니 오히려 내가 더 감사하다. 사람은 이렇게 만남을 통해 정이 들고, 서로 행복 바이러스를 나누게 되는 것 같다. 손님은 한 시간전에 잠 자러 방에 들어갔다.

다행히 나는 정말로 지치는 날이 없다. 모두들 이게 이상하다며 고개를 갸우뚱한다. 내 나이가 맞는지, 혹시 엄마가 내 출생 신고를 잘못한 게 아닌지 의심스럽기도 하다. 오늘도 승리의 깃발을 가슴속에 품고 ‘코 코’ 잠자러 올라간다.

 

날씨 : 맑음 / 17도 / 수영장 다녀오다. / 어제 내게 토마토를 준 Lesley 할매가 내일 아침일찍 쥬빌리 병원에서 무릅 수술을 한다. 이 할매의 수술이 성공적으로 잘 되기를 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