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김치 담그다 – 무우, 배, 양배추, 사과, 샐러리, 빨간 무, 파프리카 / 보자기 안에는 마늘, 생강, 양파, 파인애플, 새우젓 갈아넣고. 참쌀풀 쑤어서 넣었다. 무우, 양배추는 미리 소금으로 약간 절임.
수영장에서 운동이 끝나면 나는 한 10여 분 정도 Hot Tub에 들어갔다가 샤워실로 간다. 늘 Hot Tub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정해져 있는데, 그중 글랜다가 내게 이렇게 묻는다.
“엘리샤, 다음 주 중에 언제 시간이 돼? 나랑 캐롤이 자기 점심 사주고 싶어.”
“어머, 왜 점심을 사?”
“우리가 자기 집에 가서 근사한 점심을 여러 번 먹었잖아. 그래서 캐롤이랑 나랑 얘기했어. 이번에는 우리가 꼭 엘리샤에게 점심을 사 주자고.”
“호호호, 그럼 너무 좋지! 다음 주 목요일부터는 밴쿠버에 딸 만나러 가니까, 월, 화, 수 언제든 괜찮아.”
나는 이렇게 말했고, 글랜다는 기뻐하며 다음 주에 점심을 사겠다고 했다. 사실 이곳에서는 백인들이 주로 가는 식당이 뻔하다. 나는 늘 집에서 맛있는 김치와 구운 호박, 고구마, 그리고 콩떡까지 다양하게 해 놓고 먹기 때문에 누가 어디 식당에 가자고 해도 별로 신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초대는 기쁘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두 할매가 나를 특별히 대접하고 싶다며 궁리한 것이니, 내가 “아니, 됐어. 그냥 먹었다고 칠게. 나는 우리 집 밥이 더 좋아.”라고 말한다면 그들이 얼마나 실망할까 싶었다. 남의 호의를 잘 받아주는 것도 습관을 길러야 한다.
“언제 시간이 돼? 그 한마디에 내 마음은 이미 웃음꽃으로 피어난 것 같았다. 물속에서 무심 하게 만나는 것 같은 할매 들이지만 우리는 만날때마다 서로 육신의 아픔들을 나누며 위로하며 지낸다.
*글랜다 할매의 따뜻한 초대가 햇살처럼 나를 환하게 만든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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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맑음 / 14.5도 / 수영장 다녀오고 읽던 책 ‘거대한 물결’ 천천히 보고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