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시간에 손님이 오기로 되어 있었다.

한 사람의 식사라도 준비하는 데는 많은 손님을 맞이하는 만큼 시간이 걸린다. 냉장고 문을 계속 열고 닫으며 부엌에서 분주하게 움직였다. 미리 재워 둔 불고기를 손님이 도착할 시간에 맞춰 구워내려고 후라이팬 옆에 준비해 두고, 아직도 계속 잎을 피워주고 있는 상추와 깻잎은 마당에서 갓 따와 씻었다. 아욱에 감자를 넣고 국을 끓이기 시작했고, 또한 밭에서 풍성하게 잘라나고 있는 파를 듬뿍 잘라와서 나물도 만들었다.

쌈장은 우리 식탁의 대표 음식이다. 병아리콩을 삶아 된장과 1:1로 섞고, 발사믹 식초, 깨, 마늘, 파, 메이플 시럽을 넣어 버무리면 희한하게도 맛이 일품인 쌈장이 완성된다.

시간이 되어 마침내 손님이 미소를 지으며 들어왔다. 우리 집 첫 방문인 이 손님은 손수 담근 동치미 한 통과 청포도를 선물로 가져왔다. 둘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마친 뒤, 차를 마시며 서로의 삶을 이야기했다. 아파 본 사람은 아픈 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마음의 고통을 겪어 본 사람은 그 아픔을 알아주는 법이다. 이 분은 처음 부터 왠지 마음이 통한 것 같았다. 인생살이 너 나 할 것없이 다 그냥 지나가는 법은 없다.

손님이 떠나간 후 저녁에 내가 “우리집 문은 언제나 열려있으니 언제든지 밀고 들어오세요.”라고 메일을 보냈더니 다음과 같은 답장을 보내왔다.

저도 엘리샤님 덕분에  허전했던 맘이 따뜻해지고 채워지는 하루였어요^^
직접기르신 텃밭채소와 정갈하고 맛있는 점심도 너무 맛있었어요ㅎㅎ감사드려용^^
너무 멋찌게 하루하루 만들어가시는 엘리샤님 모습이 참 멋찌고 인상적이였답니다^^

  • 우리는 누구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 사랑으로 사람을 대할 때 기적이 일어난다.
  • 먼저 다가가 응원해주는 사람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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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흐리고 비 / 11도 / 캐나다의 현충일이라서 공휴일이었고, 수영장 Aquafit은 쉬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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