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로 그린 단풍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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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늦게 코스트코에 들렀다. 낮에는 늘 사람들이 붐비기 때문에, 나는 주로 늦은 시간에 간다. 우리 집에서 코스트코는 걸어갈 수 있는 거리이기도 하고, 자동차로는 5분이면 도착하는 가까운 곳이라 편리하다.

작년과 금년 3월에 백내장과 녹내장 수술을 양쪽 눈 모두 받았다. 그 이후  5월에는 새 안경을 맞추기 위해 검안의를 찾았고, 의사가 검안 후 새로운 처방전을 내주었다. 하지만 새 안경을 맞추는 일은 계속 미루어 오다가, 드디어 시간을 내어 가게 되었다.

코스트코가 문 닫기 40분 전이었다. 안경 코너에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고, 나이가 많아 보이는 여직원은 옆으로 앉아서 설합을 뒤지며 무언가에 열중해 있었다. 내가 들어섰지만, 눈치채지 못하는 것 같아 “Excuse me”라고 조용히 말을 건넸다. 이 나라에서는 70이 넘어서도 자신의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이 흔한 일이기에, 별다른 생각 없이 내가 온 목적을 설명했다.

나는 집에 있던 안경 다섯 개를 모두 가져갔다. 이유는 새 처방전과 현재 쓰고 있는 안경 사이에 큰 차이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만약 별 차이가 없다면 굳이 새 안경을 맞출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사실 요즘 쓰고 다니는 안경이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생각은 늘 하고 있었지만, 확신이 필요했다.

직원이 컴퓨터 안에서 내 파일을 찾기 시작했는데, 예상보다 시간이 꽤 걸렸다. 십 년 전 기록을 꺼내더니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코스트코에서 안경을 여러 번 맞췄고, 지금 쓰고 있는 것도 3년 전에 여기서 맞춘 것”이라고 설명하자, 다시 코스트코 멤버십 카드를 요구하며 파일을 재검색했다. 나는 속으로는 ‘하이고… 답답하네…’ 하면서도 참을성있게 조용히 앉아 기다렸다.

드디어 직원이 “아, 찾았다!” 하며 내 기록을 출력해 가져왔다. 결론은 새 처방전이 기존 안경과 꽤 차이가 난다는 것이었다. 결국 돋보기와 낮에 쓰는 안경 두 개를 새로 주문하기로 결정했다.

이 모든 과정에 40분이나 걸렸고 내가 나올때 출입문은 닫혀 있었다. 젊은 직원이었다면 “드르르~ 척척!” 하며 10분 만에 끝냈을 것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 대중 앞에서 이런 일을 하는 것이 효율적이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속도도 느리고, 일에 집중하느라 손님에게 미소도 보이지 않았다. 친절함과 활기가 특징인 이 나라에서 처음 겪는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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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9도 / 맑음 / 맑았지만 아침에 자동차 유리는 아주 살짝 얼어있었다. / 수영장 다녀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