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동안 음식 준비로 바빴던 나는 마침내 한숨을 돌리며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이제 나도 본전 뽑아야지!” 친구들과 식사 자리에 앉아 조심스럽게 물었다. “먼저 기도해도 될까?” 모두들 활짝 웃으며 “오케이, 오케이!”라며 흔쾌히 허락해 주었다.
사실, 음식 준비로 바쁜 나머지 기도를 미리 준비하지 못했다. 마음속으로는 간단하게 주절주절 말하면 될 것을, 괜히 근사하게 하려고 욕심을 부리다 보니 말이 자꾸 꼬이고 버벅거렸다. 하하하! 하지만 어색한 영어 기도였을지라도, 하나님께서는 분명 나의 진심을 받아 주셨으리라 믿는다.
기도의 중심은 이런 마음이었다:
“하나님 아버지, 오늘 우리 수영장 친구들과 함께 이 시간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님의 탄생으로 인해 매년 성탄절을 지키며 서로 사랑을 나누게 하심에 감사드립니다. 우리가 비록 나이가 많지만, 하루하루 긍정적인 생각으로 살아가게 해 주세요. 아픈 사람이나 걱정이 많은 사람도 하나님을 의지하며 늘 행복한 삶을 살게 해 주세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기도가 끝난 후, 친구들은 “하하하, 호호호!” 박수를 터뜨리며 기뻐했다. 나 역시 기도의 어색함보다는 우리가 함께 웃고 나누는 시간의 소중함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일년이 두 번씩 갖는 이 모임으로 우리의 우정을 더욱 돈독히 했다. 단순한 식사 자리가 아니라 마음을 나누는 자리였다. 삶이 주는 작은 기쁨 속에서 감사의 마음을 잊지 않게 해 주신 하나님께 또 한 번 고마움을 느꼈다. 아무렴, 나이 들수록 이런 순간이야말로 진정한 선물이 아니겠는가? 웃음과 기도로 가득했던 이 시간이 내 기억에 오래오래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