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예배를 마치고 집에 와 컴퓨터 앞에 앉으니 벌써 새벽 1시 22분이다. 늦은 시간이지만 오늘만큼은 글을 빼놓을 수 없는 날이다.

사실 나는 요즘 밤 운전을 하지 않아서 밤 11시 예배는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저녁을 마치고 부엌 정리를 하고 있는데, 카톡이 울렸다.

“권사님, 오늘 교회 몇 시에 가세요?”

나는 곧바로 대답했다.
“나, 요즘 밤에 운전 안 해서 못 가요. 끙끙.”

잠시 뒤 다시 카톡이 왔다.
“권사님, 제가 모시러 갈게요.”

“어머나, 그러면 나야 너무 고맙지요.”

황미정 집사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신이 나 전화를 걸어 확인하니, 교회 갈 시간에 맞춰 우리 집 앞까지 오겠다고 했다. 전화를 끊자 마음이 환해졌다. 그러면서 마치 어디선가 이런 음성이 들리는 듯했다.
“이제는 네가 받을 차례야.”

그 순간, 과거의 기억이 떠올랐다. 내가 30대 후반과 40대 초에 밴쿠버에서 교회 다니던 시절, 나 같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차에 태워 예배에 모시고 다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당시 교회 초창기에는 어르신들을 태워다 줄 사람이 없어서 내가 금요일 예배 전후로 운전하며 봉사했었다. 때로는 자정을 훌쩍 넘어 집에 돌아오기도 했었다.

이제는 내가 그 나이가 되었고, 나 또한 누군가의 도움을 받게 되었다. 예상치 못한 이 ‘라이드 서비스’가 너무 고마웠다. 교회에 들어서자 밤 예배에 나오기 힘든 걸 아는 성도들이 반갑게 물었다.
“어떻게 오셨어요?”

그 순간 깨달았다. 우리는 이렇게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구나. 도움을 주려는 사람의 손길을 거절하면 안 된다. 감사히 받고, 내가 또 다른 모양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 때 갚으면 된다.

새해를 맞이하며 교회를 다녀오니 마음이 한없이 기뻤다. 많은 교우들이 함께한 2024년 마지막 예배는 믿음으로 가득 찬 시간이었고, 내 마음은 든든하고 행복했다. 2025년에는 이 따뜻한 마음을 품고, 주님께 감사하며 더욱 사랑을 나누며 살아가기를 다짐한다.

 

날씨 : 8도 /   / 송구영신예배 다녀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