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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딸이 친구로부터 강아지 그림을 의뢰받았다. 나는 가끔 동물 그림을 주문받지만, 살아있는 사람이나 동물을 그리는 일은 항상 어렵게 느껴진다. 조금만 위치가 달라져도 원래의 모습을 잃기 때문이다. 특히 나는 이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연습을 해온 사람이 아니기에 더욱 그렇다.
딸의 친구가 집에 놀러와 딸의 집에 있는 그림들 중 말 그림을 보고 감탄하며, 자신의 강아지 그림을 부탁했다고 한다. 사이즈와 가격을 정한 후, 마이클스에 가서 캔버스를 사와 첫 번째 밑칠을 했다. 출장 중인 딸에게 그 과정을 사진으로 보내니, 딸은 놀라며 “엄마, 잠도 안 자고 뭐해요? 아이구, 그림에 미친 사람이네, 우리 엄마.”라며 얼른 자라고 재촉한다.
나는 늘 그림을 그리기 전에 두 손을 모으고 하나님께 기도드린다.
“하나님, 제 힘으로는 할 수 없습니다. 도와주세요.”
불활실하게 새 캔버스에 앉지만 이렇게 기도를 마치고 시작하면 마지막에는 잘 마무리되곤 한다. 이렇듯 우리의 인생은 자랑하거나 뽐낼 것이 하나도 없다. 매번 잘되면 자기 힘으로 잘 사는 줄 알지만, 넘어지고 실패할 때 마지막에 찾는 분이 하나님이 아닌가.
그림을 그릴 때도 늘 그렇다. 붓이 가는 대로 내버려 두어야지, 억지로 손 놀림을 하게되면 영락없이 망치게된다. 그 분에게 내 붓을 맡기면서 정성 들여 붓질을 하다 보면 어느새 목표에 다다를 때가 많다.
돈이 조금 부족하고, 건강에 위협을 느껴야 하나님을 찾듯이,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도 늘 자신의 부족함을 인지하고 겸허한 자세로 살아가면 성공의 길로 나아가게 된다.
조금 부족한 것이 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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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6도 / / 수영장 다녀오고 그림 그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