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년 초부터 수영장에서 하는 Aquafit 시간이 바뀌었다. 지난해보다 30분 늦어진 오전 10시 45분에 시작되었고, 금요일에는 다시 오전 10시로 앞당겨졌다. 이처럼 일정이 조금씩 달라지니 나 역시 하루 시간을 조율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수영장에 가는 시간이 늦어지면서 나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오전에 30분 늦게 시작하면 원래도 오전 시간을 대부분 수영장에 보내는 터라, 그 30분이 허비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민 끝에 이렇게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처럼 똑같이 정해진 시간에 집을 나서되, 그 여유 시간을 활용해 산책을 하기로 한 것이다. 다행히 수영장 주위에는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 다양한 코스로 걸을 수 있다. 아이들 놀이터, 파 3 골프장, 아이스 링크 등 볼거리도 많아 산책 자체가 즐거운 일이 되었다.
한 주 동안 이렇게 산책을 하며 느낀 것은 평소 하지 않던 걷기를 시작한 것이 몸에 얼마나 좋은 영향을 주는지 느끼게 됐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30분 걷는 것을 힘들어했는데, 이제는 제법 견딜 만 하다. 산책길을 걸으며 나무 위에 독수리 모형 조각(위 사진)들이 놓여 있는 것을 보기도 했다. 누군가가 산책하는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자 정성 들여 만든 조각품 인가보다. 이것을 바라보며 작가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고, 그 덕분에 산책길이 한층 흥미로워졌다.
걸으면서 스치듯 지나가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는 것도 산책의 즐거움 중 하나다. 서로 밝은 미소로 “굿 모닝”이라며 인사를 건네면 나도 반갑게 답하는데 걷는 속도가 더 경쾌해진다. 때로는 내가 먼저 말을 걸기도 하고, 상대방이 먼저 건넨 인사를 기쁘게 받아주기도 한다. 골프장을 지나다 마지막 홀에서 공을 올리기 위해 열심히 칩샷을 연습하는 골퍼들을 보면 잠시 멈춰서 바라보곤 한다. 공이 그린에 잘 올라가면 “Nice shot!”이라며 엄지척으로 응원을 보내면 골퍼도 웃으며 함께 손을 올려준다.
매일 수영장만 오가던 내 일상에 소나무로 둘러싸인 산책길이 더해지며 신선한 공기와 다양한 볼거리가 생기니 하루가 훨씬 풍성해졌다. 변화하는 환경에 처음엔 낯설기도 했지만, 불평 대신 새로운 방법을 찾으며 적응하려고 노력한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걷기를 마치고 나면 다리가 뻑뻑하고 힘이 들어가는 느낌이 들지만, 이 또한 건강해지고 있다는 신호 같아 기분이 좋다.
새로운 습관으로 채워진 아침, 내 하루는 지난 해 보다 조금 더 특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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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10도 / 이번 겨울 중 최고로 날씨가 좋았다. / / 수영장 다녀오고 강아지 그림 계속 수정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