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늘 익숙한 길만을 걷는다.
모르는 길은 두렵고, 시간을 낭비할까 우려해 굳이 가지 않는다.
수영장에서 물속 운동을 하는 장소도 마찬가지다. 수영장에서 운동할 때 얕은 곳(Shallow)과 깊은 곳(Deep) 두 곳이 있다. 나는 4년 넘게 얕은 곳에서만 운동해왔다. 깊은 곳은 발이 닿지 않아 벨트를 매야 하고, 운동 효과가 덜할 거라는 선입견도 있었다.
어제 빅토리아에 사는 아들이 우리 집 청소를 도와준다고 연락을 주었는데 그 아들이 오는 시간을 맞추기 위해 한 시간 일찍 시작하는 깊은 곳(Deep) 시간에 맞춰서 수영장에 도착했다.
깊은 곳의 운동은 예상과 달랐다. 부력 때문에 다리에 더 큰 힘이 들어가고, 팔과 몸 전체로는 더욱 집중된 운동이 이루어졌다.
얕은 물에서의 익숙함과 안정감과는 비교할 수 없는 새로운 경험과 강도를 느끼며 깜짝 놀랬다.
나는 깨달았다. 알지 못했던 세계에 대해 스스로 닫아두었던 문을, 경험하지 않고 미리 단정 지었던 나의 좁은 생각을,
가보지 않은 길, 해보지 않은 일 속에 숨겨진 가능성을 말이다.
깊은 물 속에서 발견한 것은 단지 운동 효과가 아니었다. 그것은 도전이 주는 성취의 기쁨이었고, 내 한계를 넘어선 성장, 그리고 새로운 세계로 발을 디딜 용기였다. 가보지 않은 길 끝에 무엇이 있을까? 알 수 없다. 그러나 그 길이 나를 더 깊이, 더 멀리 이끈다는 건 확실하다.
깊은 물이 속삭인다.
“더 깊이, 더 멀리, 너 자신을 찾아 떠나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