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을 다녀와서 재봉틀을 꺼냈다. 바느질 할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재봉틀을 꺼내는 것을 본 하숙 선생님이 방에 들어가더니 집에서 막 입는 헌 셔츠 하나를 내 앞에 내놓으면서 “이것 좀 떼워주세요.”라고 말했다. 내가 그 옷을 보면서 빵 터졌는데, 평소에도 내 눈에 팔꿈치가 뻥 뚫어진 이 셔츠를 보면서 ‘쯧쯧’ 한 생각을 하곤 했기 때문이다.
나는 두말도 없이 부드러운 천을 잘라서 구멍을 막아주었고, 다른 곳에도 앞으로 구멍이 크게 될 곳을 미리 막아주었다. 진한 천 색깔이 없어서 초록으로 했지만 그런대로 작품처럼 보였다. 구멍 막힌 셔츠를 보던 선생님이 매우 만족하며 고마워했다.
이런 사연을 읽는 독자들 중에는 “그거 너무 궁상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선생님이 이렇게 옷을 아끼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지구 오염을 줄이기 위함이다. 우리는 매일 지구의 오염으로 인해 기후가 엄청나게 변하면서 여름엔 홍수와 지진, 그리고 겨울에도 화재로 곳곳에서 집을 잃고 사람 목숨마저 앗아가는 기사를 접하게 된다.
나도 선생님의 생각에 공감하기 때문에 우리 집에서는 쓰레기 줄이기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나는 늘 깨끗한 비닐 봉지도 잘 씻어 냉동실에 보관해 재사용하고, 낡은 옷이나 천 조각도 그냥 버리지 않고 필요할 때 활용한다.
사실, 이런 작은 행동들이 지구 전체를 살릴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변화는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 매일 버려지는 옷과 물건들, 지나치게 소비되는 플라스틱과 일회용품이 쌓여 지구를 병들게 한다. 우리가 불편함을 감수하며 조금씩 노력한다면, 지구는 더 오래도록 우리에게 건강한 삶의 터전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선생님의 헌 셔츠를 고치며 느꼈다. 단순히 한 벌의 옷을 고친 것이 아니라, 소중한 자원을 아끼고 미래를 위한 책임 있는 행동을 한 것이라고. 우리 모두의 작은 관심들을 모아 지구를 건강하게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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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7도 /
/ 수영장 다녀오다. / 그림 그리다. / 윤석열 체포로 가슴이 뻥 뚫린 듯하다. 대한민국이 속히 안정되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