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반죽 문제로 모양이 엉망이었던 고구마 크로시앙… 오늘은 일반 크로시앙으로 반짝반짝하게 잘 만들었다. 맛도 너무 좋다고 하숙 선생님 싱글벙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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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죽었다니, 이게 무슨 말인가?
내 입에서 그 사람이 죽었다는 말을 했다. 그는 엄연히 살아있는 사람인데… 사연은 이러하다.
나는 15년 전부터 ‘아일랜드 이야기’를 써왔다. 내 웹사이트를 통해 나의 작업을 세상과 공유하고 있었고 이것이 지금처럼 나의 하루 큰 과제였다. 그러던중 웹사이트가 해킹을 당하면서 2018년에 지금 사용하고 있는 새로운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그때 나는 밴쿠버에서 웹사이트 제작 회사에 다니는 한 한국 청년을 소개받았다. 정확히 말하면, 그 청년의 어머니와 알던 사이였고, 그녀를 통해 그 젊은이에게 웹사이트 제작을 부탁 하게 된 것이다.
나는 그가 원하는 비용보다 훨씬 많은 돈을 지불하며 웹사이트가 잘 만들어지길 기다렸다. 하지만 과정은 쉽지 않았다. 당시 내 글은 약 2천 편에 달했는데, 그는 이 글들을 제대로 옮겨주지도 않았고 내 전화도 받지 않았다. 결국 내가 직접 열흘 동안 잠자는 시간을 빼고 이곳저곳을 클릭하며 글을 하나하나 복구해냈다.
이렇게 나를 애먹이던 그 청년은 몇 년 전 한국으로 귀국했다. 문제가 된 것은 서버 회사에 문의하거나 도움을 요청할 때마다 “Security Question”이라 불리는 보안 질문 세 가지를 요구받는다는 점이었다. 그런데 나는 이 질문들에 하나도 답할 수 없었다. 청년이 웹사이트를 제작할 당시 내게 이 정보를 알려주었어야만 했는데, 전혀 설명을 듣지 못했다. 서버 회사 측은 보안 질문에 답을 못하는 나를 도와줄 수 없다고 했다.
(예를 들면, “당신의 집 강아지 이름이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나는 헉, 하고 말았다. 최근 몇 십 년 동안 강아지를 길러본 적이 없으니 답할 수가 없었다.)
그 이후 나는 청년에게 이 질문의 답을 얻기 위해 여러 차례 이메일을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했다. 그의 어머니에게도 문의했지만, 그녀 역시 아들을 어찌할 수 없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정말 기가 막혔다.
올해 3월이면 서버 사용료를 납부해야 한다. 3년 전, 서버 사용료로 1천 달러가 한꺼번에 빠져나갔을 때 나는 깜짝 놀랐다. 이메일을 자세히 읽어보니 3년 치 요금을 한 번에 청구한 것이었다. 사용자 동의 없이 이런 일이 발생하다니 정말 어이없었다.
이 일이 계속 마음의 짐이 되어왔고, 3월이 다가오니 해결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서버 회사인 HostPapa에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했다.
“나는 나이가 많고 돈도 많지 않습니다. 서버 비용을 한꺼번에 1천 달러씩 청구받으면 생계가 어렵습니다. 1년 치씩 나눠서 낼 수 있게 해주세요.” 직원은 내 이야기를 친절히 들어주며 그렇게 해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곧이어 예의 “Security Question”을 다시 물어왔다.
그 순간 나는 머리가 핑 돌았다. 다시 한번 사정을 설명했지만 직원은 또 찜찜한 태도다. 그러던중 갑자기 내 머리에서 이런 말이 튀어나왔다. “제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제 웹사이트를 만든 사람이 죽었어요. 그가 아무런 통지를 하지 않아서 저는 이 질문에 답할 수 없습니다. 죽은 사람을 살릴 수도 없잖아요. 그러니 새로운 질문지를 보내주시면 제가 직접 답할 수 있게 해주세요.”
그렇게 실랑이를 벌인 끝에 결국 오후 내게 새로운 질문지가 도착했다. 나는 즉시 답을 작성해 저장하고, 사진으로 찍어 이제는 여러곳에 안전하게 보관했다.
그러니까, 오늘 나는 그 청년을 내 마음속에서 죽인 것이다. 좋은 기술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무성의하고 책임감 없이 일한 것이 너무 화가 났고 이런 사람은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는 이제 죽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자기에게 일을 해간 사람에게 이렇게 할 수는 없다. 죽은 사람이라서 대답이 없다. 그래 정말 그가 죽었을련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한켠이 조금 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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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8도 / / 수영장과 걷기 열심히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