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달 17일에 분갈이를 해 주었던 올키드에서 딱 한 달만에 이렇게 꽃이 활짝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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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 벅의 ‘북경서 온 편지’를 읽던 중, 눈길이 멈추는 한 대목이 있었다.
“나는 몸집이 조그맣고 얼굴은 희며, 눈빛은 푸르다기보다는 오히려 회색이다. 나는 내가 예쁘다고 자신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제랄드(남편)도 내가 예쁘다고 말한 적은 없었다.” 그저 남편은 내게 이렇게 말했을 뿐이다.
“당신은 살결이 곱군요.”
“당신 입은 참 예쁘구려.”
이처럼 칭찬의 표현은 있었지만, 아름답다는 말을 똑부러지게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이 문장을 읽다 보니, 문득 아주 오래전 기억 속의 한 여자가 떠올랐다. 그녀는 손이 예뻐서 남자에게 픽업되었다는 특별한 사연을 가진 여자였다. 당시 그 여자는 밴쿠버에 살고 있었는데, 얼굴은 정말 못 생겼는데 손만큼은 유달리 아름다웠다고 한다. 결국, 그 손이 그녀를 결혼까지 이르게 한 이야기다.
그때는 지금처럼 인터넷이 흔하지도 않았고, 국제 전화를 쓰는 것도 큰 일이었던 시절이었다. 밴쿠버에 사는 한국 사람들도 많지 않았던 그때, 한 한국 남자가 결혼 상대를 찾기 위해 고국 방문을 했다. 그는 외모도 괜찮고 안정적인 직장, 그리고 착실한 성격까지 갖춘 남자였다. 그는 일정한 시간 동안이라는 부담을안고 여러 사람에게 소개를 받았지만, 마음에 드는 여자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만 흘러, 결국 귀국을 이틀 앞두고 마지막으로 한 여자를 만나게 되었다.
그런데 그 여자를 처음 본 순간, 남자는 속으로 X표를 그렸다고 한다. 역시나 얼굴 때문이었다. 여자는 다시 만나보자는 말을 하지 않는 이 남자 때문에 속이타던 중, 느닷없이 그 남자에게 이렇게 말하며 살며시 그의 손을 잡았다고 한다.
“저, 저는 얼굴은 안 예뻐도 손이 참 예뻐요.”
그 당시만 해도 남녀 간에 손을 잡는 일은 무척 드물고 조심스러운 일이었다. 갑작스러운 여자의 손길에 남자는 크게 당황했지만, 묘하게 따뜻했던 그 손의 감촉이 그의 마음을 움직였다. 결국, 그 예쁜 손이 두 사람의 인연을 이어준 계기가 되었다. 참으로 특별한 방식으로 결혼에 골인한 셈이다.
생각해보면 우리 대부분은 이런저런 모자람을 가지고 살아간다. 얼굴이 예쁘면 몸매가 아쉽고, 키가 너무 크거나 작아도 고민이고, 너무 말랐거나 혹은 과체중으로 자신감을 잃기도 한다. 반면 모든 것이 완벽한 사람은 스타가 된다. 하지만 세상 모든 사람이 스타가 될 수는 없는 법이다.
결국, 우리를 특별하게 만드는 건, 부족함 속에서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그 가치를 믿는 마음 아닐까?
당신에게는 남다른 무슨 매력이 있는가? 우리모두 그것을 열심히 찾아보면서 이밤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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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7도 / / 수영장 다녀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