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영장에서 나와 자동차로 향하는 길, 잔디밭 위에 새들의 무리가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져 있었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땅과 하늘을 번갈아 바라보며 나도 모르게 입에서 “참 아름답다”는 감탄이 흘러나왔다.
이처럼 우리가 자연과 매일 마주하며 살아가는 것은 정말 큰 축복이 아닐까.
밤에 그림을 그리며 상상해 보았다. 내가 만약 새가 된다면 어떤 기분일까?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동무들과 함께 랄랄룰루~ 노래를 흥얼거리며 포르르 날아다닌다. 배가 고프면 땅 위나 나무에서 먹거리를 찾아먹고, 하늘과 땅을 오가며 세상의 모든 풍경을 마음껏 누린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살다가, 수명을 다하면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사라지는 삶. 어쩌면 새들의 생애야말로 가장 단순하면서도 완벽한 순환일지 모른다.
문득 왜 새들의 죽음을 본 적이 없을까 궁금해졌다. 그래서 새들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았다.
<새들은 홀로 떨어져 사는 경우가 드물다. 무리를 이루어 함께 움직이고, 밤에는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나뭇가지나 덤불 속 높은 곳에서 은밀하게 잠을 잔다. 하지만 새들도 결국 수명을 다하면 자연 속으로 돌아간다. 그 과정은 참 빠르고 조용하다.
작고 가벼운 몸 때문에 새들의 시신은 자연스럽게 풍화되거나 분해되기 쉬워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그 잔해는 바람에 흩어진 깃털처럼 자연 속으로 스며들고, 땅속 미생물과 곤충들에게 영양분이 되어 생태계의 순환을 돕는다. 새들의 삶과 죽음은 그 자체로 자연의 질서를 완성시키는 한 조각인 셈이다. 또한 새가 전기줄에 앉아면 떨어지지 않는 이유도 흥미롭다. 새가 전기줄에 앉으면 다리에 있는 힘줄이 자동으로 수축하면서 발톱이 전기줄을 꽉 잡는다. 새의 몸 무게가 발가락 힘줄을 당겨주는 역할을 하므로 별도로 힘을 주지 않아도 발톱이 전기줄에 고정된다. 그런 관계로 새가 잠들어 있는 동안에도 발톱이 풀리지 않는다.>
그런데 내가 새로 태어난다면 날아다니며 온 세상을 누비는 자유로움은 있겠지만, 그림을 그릴 수는 없지 않은가! 게다가 그림뿐만이랴 ! 내 가족, 이웃, 친구들과 나누는 그 아름다운 교제도 없을 테니 말이다. 애이, 그러면 나는 사람으로 남겠어. 암 암, 사람이 최고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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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빚은 손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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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7도 / / 요즈음 완전 햇님 빵빵.. / 수영장과 걷기 열심히 하고오다. / 내일은 교우 한 사람 저녁초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