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다 보면 집 안 벽에 흠집이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3년 전, 초등학생들과 몇몇 중학생들 14명이 하키 연습을 위해 빅토리아에 와서 우리 집에서 보름간 머문 적이 있었다. 모두 남자 아이들이었고, 운동을 하는 저학년생들이라 아무리 주의를 주었지만 나 몰래 장난을 치거나 싸움을 해서 벽에 몇 군데 흠집이 생겼다. 거금을 들여 집 안에 페인트칠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마음이 불편했지만, 문제 삼지 않았다. 이들이 떠난 후, 나는 흠집 난 곳을 메우고 색깔을 맞춰 페인트칠을 했더니, 마치 처음부터 흠집이 없었던 것처럼 깔끔해졌다.
작년에 에이프런 두 개를 만들어 매일 부엌에서 사용했다. 여름에 페인트칠을 할 때도 이 에이프런을 착용했는데, 페인트를 즉시 세탁하지 않아 영구적으로 얼룩이 남았다. 그것이 늘 마음에 걸렸지만, 부엌에서 입는 것이니… 하며 그냥 입고 있었는데 저녁에 문득 아이디어가 떠올라 이 페인트 얼룩진 에이프런에 그림을 그렸다. 천은 멀쩡한데 보기 싫어 버리고 다시 만들까 고민도 했지만, 환경 오염을 생각해 쉽게 버리지 못하다가 내가 자주 그리는 해바라기들을 올려놓으니 하나의 작품이 됐다. 내일 그림 그리러 오는 빅토리아 여성 회원들 에게도 알려주어야겠다.
한때 한국에서 한때 유행했던 말 처럼 물건들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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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11도 / / 수영장 다녀오고 그림 그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