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새로운 경험과 지혜가 쌓이는 과정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 슬프다고들 한다. 왜일까? 아마도 죽음이 가까워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매일 조금씩 변해가는 자신을 느끼지도, 알아차리지도 못한 채 살아간다는 게 참 신기하지 않은가? 나 역시 마찬가지다. 거울 속에는 주름진 내 얼굴의 할매가 있지만, 내 마음속 나는 여전히 생기 넘치고 활기차다.

딸아이도 가끔 나이 드는 게 실감이 안 된다며 웃곤 한다. 어느덧 내가 수영장을 다닌 지도 4년 반! 매일같이 보이던 나이 많은 할매들 중 몇몇은 이제 모습을 감추었지만, 살아있는 할매들은 여전히 물속에서 힘차게 움직인다. 몸 여기저기가 쑤시고 아파도, 수영장까지 나올 수 있다면 아직 희망이 있다는 증거다! 오늘도 우리는 “허푸허푸” 숨을 고르며 강사의 구령에 맞춰 열심히 운동하고 헤어졌다. 나를 포함해 수영장에 오는 모든 할매들아, 내일도 힘차게 살아가자! 우리는 늙어도 재미있게 늙자구…

나 하고 가장 친한 샌디 할매가 안 보였는데 이렇게 메일을 보내왔다. 

“I had a cancerous lump removed from  my head today and the doctor said no pool for a while but I did want to let you know what was happening. Please share this information if anyone asks about my absence. Will miss not seeing you but look forward  to. Take care, with love…..Sandy

엘리샤, 오늘 내 머리에서 암성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어요. 의사선생님이 회복될 동안은 수영을 하지 말라고 해서 상황을 알려주고 싶어서 연락해요. 혹시 누가 내 소식을 궁금해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이 소식을 전해 줘요. 사랑을 담아 샌디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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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8도 / / 수영장과 걷기 하다. / 책 읽기 열중 / 낮에는 2시간 잡초를 뽑았다. 마당이 입구가 한결 시원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