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시간에 내가 속해 있는 초원목장의 한정훈 자매 집에서 열린 가정예배에 다녀왔다. 우리 모임의 식구들 중 직장과 건강 문제로 한국에 간 두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 함께했다.

이 가정은 7년 전 불행한 교통사고를 당해, 온 가족이 지금까지 매우 힘든 시간을 보내오고 있다. 아직도 가장은 일상으로 완전히 복귀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가족 세 사람은 목장 식구들을 위해 사흘 동안 정성껏 음식을 준비해 우리를 맞아주었다. 식탁 위에는 풍성한 음식이 가득했고, 하나같이 정성이 깃든 맛있는 음식들이었다.

우리 목장은 참으로 든든한 공동체다.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위로하며, 누구도 남을 비난하거나 흉보지 않는다. 이것은 매번 조한나 권사가 강조하시는 부분이기도 하다. 덕분에 우리 모임은 더욱 따뜻하고 신뢰로 가득한 공간이 되었다.

한국 사람들은 손님을 초대할 때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음식을 푸짐하게 차려 놓고도, “차린 게 별로 없는데 잘 드셔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겸손을 더한다. 이런 문화가 얼마나 아름답고 귀한지 모른다. 반면, 이곳에서는 손님을 초대해도 간단한 몇 가지 음식을 내놓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국인들의 정성과 배려는 이곳 사람들과 비교 할 수 없다.

어제 우리 집을 찾은 손님도 깊은 슬픔을 안고 왔다. 절친한 친구가 암으로 너무 빨리 세상을 떠나 갑작스레 비행기를 타고 장례식에 참석하러 온 것이다. 예상치 못한 방문이었지만, 그는 슬픔 속에서도 남은 가족—고인의 남편과 부모, 그리고 하나뿐인 딸을 위로하고자 했다. 우리 집 부엌에서 정성껏 잡채와 주먹밥을 만들어 상을 당한 가족들에게 가져다주고 온 그의 모습이 참으로 감동적이었다. 그분들은 백인이지만 한국 음식을 무척 좋아한다고 했다. 그렇게라도 슬픔을 나누고 위로하고 싶었다는 그의 마음이 더욱 따뜻하게 다가왔다.

우리, 이렇게 서로의 아픔을 조금씩 보듬어 주며 살아간다면, 세상은 분명 더 따뜻해질 것이다.

날씨 : 맑음 / 11도 / 목장 예배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