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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에 오는 할매들 중에, 몇 달 전 처음 인사를 나눈 한 사람 있다. 그 할매 이름은 애쉬(Ash)다. 처음 이름을 들었을 땐 ‘Ash’라는 발음이 조금 헷갈렸다. 내 귀에는 ‘애’ 자는 아주 작게 들리고, ‘쉬~잇’ 같은 소리만 또렷하게 들렸다. 그래서 순간, 장난처럼 “혹시 Shit(똥)?” 하는 어이없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영어 속어로 ‘똥’을 뜻하는 단어가 바로 그 단어니까.
물론 그럴 리가 있나 싶었다. 아무리 별난 세상이라지만, 자기 이름을 ‘똥’이라고 짓는 사람은 없지 않겠나. 그날은 운동 시간이 가까워져서 바쁘게 수영장 안으로 들어가야 했던 터라, 더 묻지도 못하고 말았다. 이후로도 나는 그 할매가 보일 때마다 인사를 하긴 했지만, 이름을 부를 때마다 약간의 망설임이 생겼다.
“하이… 쉬…?”
입을 뗐다가 마지막 발음은 흐리게 흘려버리는 식이었다. 그러기를 몇 번, 도저히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어느 날 용기를 내어 물었다.
“성함 스펠링을 좀 알려주실 수 있나요?”
그랬더니 할매가 밝게 웃으며 또렷하게 말했다.
“Ash. A-S-H.”
내가 다시 확인하듯 “정말 Ash 맞죠?” 하자, 고개를 끄덕이며 맞다고 해주셨다.
영어를 반세기 가까이 써왔건만, 아직도 이름 하나 가지고 헷갈리고, 별 희한한 생각까지 하는 나 자신이 우습기도 하고 귀엽기도 했다. 애쉬 할머니는 인도계와 유럽계가 섞인 듯한 인상이었고, 키는 작지만 늘 당당하게 걸어 다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런 인물에게 괜한 똥 생각을 했다고 생각하니 더 우습다.
그래도 이렇게 어설프고도 정겨운 실수 속에서 살아가고 있음에 감사할 따름이다. 영어 실력은 늘 그 자리지만, 겨우겨우 이 땅에서 살아갈 만은 하니, 그걸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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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맑음 / 바람이 많이 분 날 / 14도 / 손님 부부와서 점심과 저녁을 잘 먹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 내일은 이들 부부와 함께 고사리 따러간다. 남편은 가기 싫어하는데 아내는 죽어도 따야한다며 고사리는 한국여인에게 마약이다.! 를 외치며 지금 잠 자러 이층으로 올라갔다. 나도 함께 마약 따러 간다. / 손님들은 내가 주문한 한국 식품들을 잔뜩 사들고 와 주었다. 보고싶은 책도 많이 가져왔다. 두분의 수고에 감사드린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