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대로 손님부부와 함께 따온 고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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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대로 고사리를 떠러갔다. 손님으로온 아줌마는 잔뜩 기대하고 남편과함께 숲속으로 들어갔다. 나는 아직 몸 상태가 좋지않아서 자동차 안에서만 책을보며 이들이 고사리를 가득 따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고사리를 픽(pick)한 후 한참 후에 숲에서 나온 이들의 보따리는 예상밖으로 홀쭉했다. 이제 이 곳도 나무들이 너무 우거져 햇볕이 들지 않다 보니, 예년에 비해 고사리들이 너무 가늘고 힘이 없어 재미가 없었다. 내가 자동차 안에서 기다리는 동안 숲속으로 들어간 부부가 서로 안부를 확인하느라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큰 소리로 외치는 걸 들으며 불안하기도 했다.
나는 나대로 혼자 차 안에 앉아 있는동안, 지나가는 차도 거의 없고, 길가에 서 있던 두 대의 자동차도 어느새 사라져 버려, 나 혼자 덩그러니 남아 약간 으스스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아니, 왜 유독 한국 아줌마들은 이렇게 덜덜 떨면서까지 고사리에 열광해야 하는지?” 참 요상한 일이다.
고사리는 많이 못 땄지만, 돌아오는 길에 손님들에게 *킨솔 트레슬(Kinsol Trestle)*이라는 멋진 목조 다리를 구경시켜 드렸다. 그런데 그 길을 따라가다 뜻밖의 행운이 따랐다. 도로 옆 여기저기 고사리가 제법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같이 간 아줌마는 “저기! 저기 고사리~!” 하며 소리치더니, 결국 남편에게 차를 세우게 하고는 한 바구니를 뚝딱 채워왔다.
남편이 인내심을 가지고 “이제 그만 고만~” 하며 말렸지만, 아내는 꿈쩍도 안 하며
“집에 가고 싶으면 혼자 가라지 뭐~ 내가 이 나이에 고사리 따는 것 까지 눈치봐야해?”라고 하면서 고사리에 정신을 빼앗긴 채 허리를 굽히고 있었다. 그 순간만큼은 남편보다 고사리가 더 중요했던 모양이다. 으흐흐흐~ 이렇게 우리 한국 하줌마들이 고사리에 대해 열광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고사리에 대해 좀더 적어보자.
봄의 의식 – ‘고사리 땃다’는 것 곧 ‘봄이왔다’는 선언처럼 들린다. / 자연과의 교감이 특한한 경험이다. / 고사리 나물, 고사리 전, 육개장의 대표 / 음식 준비의 전쟁 무기 / 마트에서 사는 건 그냥 소비지만, 산에 들어가 직접 따는 건 전투요, 모험이자 승리의 기쁨이다. / 발견 → 꺾기 → 보따리에 담기 → 손질 → 말리기 이것이 곧 바로 ‘중독’으로 가는 길. / 고사리 좀 줄까? = 사랑의 언어 / 말 대신 건네는 한 봉지의 삶과 마음같은 것이다. 와~와~ 고사리에 대해서로 할 말이 이 처럼 많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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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sol Trestle에 대해서는 몇 년 전에도 한 번 소개한 적이 있지만, 혹시 새로 이 글을 읽는 분들이 계실까 싶어 다시 간단히 설명드린다.
Kinsol Trestle은 빅토리아에서 북서쪽으로 약 60km 떨어진 Cowichan Valley Trail상에 있다. 캐나다에서 가장 크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목재 철도 트레슬 다리 중 하나다. 높이 약44미터, 길이 약 187미터다. 이 다리는 원래 1920년에 철도용으로 건설되었고, 지금은 복원되어 도보 및 자전거용 트레일로 사용되고 있다. 오가는 길이 아름다운 자연 속에 쌓여있고 지역 명소이자 역사적 구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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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맑음 / 14도 / 저녁상 메뉴 : 랍스터 / 부추전 / 새우튀김과 감자칩 / 양파피클 / 애플파이 디져트 / 모두다 접시를 싹싹 다 비우고 행복한 모습으로 이층 방으로 휘리리~~ 올라갔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