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의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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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날이다.
지난주에 딸아이가 내게 물어왔다.
“엄마, 어머니날에 뭐 받고 싶어요?”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야야, 아무것도 필요 없다. 옷도 다 못 입고 갈 거고, 장신구도 이제 다 필요 없고, 먹는 건 잘 먹고 사는데 뭘. 그런데, 단 한 가지 소원이 있다.”
딸아이는 잠시 침묵했다.
그래서 내가 말을 이었다.
“그건… 오랫동안 나의 아가로 남아주는 거다.”
그 말을 듣자 딸아이는 깔깔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물론이죠 엄마. 영원한 우리 엄마.”
우리는 함께 웃었다. 한참을 웃었다.
그렇다.
물질이 부족했던 시절에는 어머니날이나 생일이면 속옷 한 벌, 약간의 용돈으로 마음을 표현하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먹을 것도 풍족하고, 사고 싶은 것도 별로 없다.
이제는 그저, 내 딸이 오래도록 내 딸로, 내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종일 나의 어머니 생각이 났다.
험한 시대에 태어나셔서, 편히 쉬시는 모습을 한 번도 본 적 없던 우리 엄마.
그래도 굳세게, 묵묵히 자식들 먹이고 공부시키며 키워주신 그 마음, 정말 감사하다.
특히 신앙심이 깊으셔서, 어떤 고난이 와도 오직 하나님께만 하소연하며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신 엄마.
그 엄마가 오늘따라 유난히 그립다.
울 엄마뿐만 아니다. 이 세상의 모든 엄마들은 위대하다.
열 달을 몸 안에 품고, 낳고, 기르고, 내보내기까지…
엄마의 수고에는 끝이 없다.
그래서 이렇게, 일 년에 하루라도 ‘엄마’를 진심으로 떠올리고 기념하는 날이 있다는 게 참 고맙다.
오늘은 카톡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꽃다발을 받고, ‘해피 마더스 데이’라는 인사를 들었다.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이 순간, 혹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엄마들이 있을까?
그렇다면 나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어머니들, 조금만 더 견디세요. 곧 행복이 찾아올 것입니다. 행복은 누구 한 사람만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더라고요.
살다 보면 골짜기에 넘어지고, 바다에 빠지기도 하지만, 결국엔 평지를 걷는 날이 옵니다.”
자식을 이 땅에 태어나게 해 준, 이 세상 모든 위대한 엄마들에게—
이 밤, 마음을 다해 외쳐본다.
어머니들 만세! 만세! 만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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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마지막 기도를 마치고 눈을 떴는데, 내 곁에 놓인 가방 안에 무언가 들어 있었다.
가방을 열어보니, 얼마 전에 교회에 새로 등록한 서민희집사가 조용히 김밥을 싸와서 놓고 간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운전하면서 차 안에서 하나씩 꺼내 먹어보니—어머나, 얼마나 맛있던지!
내가 준 근대를 넣어서 정성껏 만든 김밥이었고, 그 옆에는 예쁜 카드도 함께 들어 있었다.
그녀의 정성과 센스에 놀라워하며 나는 또 ‘랄랄 룰루’를 외치며 잠자리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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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맑음 / 15도 / 교회 다녀오다. / 밭일 조금하다. /






